고마워

by 발자꾹


이곳 날씨는 좀 흐리지만 서늘한 편이야. 연무읍 날씨를 보니 역시 흐린데, 기온이 최고 29도나 되던데 훈련하는데 힘들지 않니?


오늘은 부개도서관 북 멘토 회의가 있어서 다녀왔어. 간 김에 ‘프레빈’에 가서 버블티를 사 와서 누나랑 마시고 있어. 버블티 사면서 네 생각 많이 했지. 주인장 아줌마도 이번에는 잘 들어갔냐며 안부 물어보더라. 미술 쌤도 만났어. 다들 사진 속의 너를 보더니 무척 반갑고 또 다행이라고 하더라.


집에 오니까, 군사 우편 상자가 있네. 어제 부칠 거라 해서, 담주나 되어야 올 거라 생각했는데 엄청 빨리 왔더라. 다들 아들 옷 보면서 운다는데, 엄만 그저 반갑고 또 고맙고 그랬어. 상자를 열자마자 환하게 웃고 있는 네 얼굴 보니까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어. 편지 속의 네 글씨 보니까 네가 바로 옆에 있는 것 같았어. 우리 동네 주민이 많다니 반상회를 열어도 되겠네.


어느새 열흘이 훌쩍 넘어 버렸네. 잘 있다는 네 글에 맘이 놓이고, 멋지게 웃고 있는 군인 아저씨를 보니 이제 맘 놓고 잘 수 있을 거 같아. 엄마가 한동안 잠을 못 잤거든. 네 덕에 편히 자겠어. 고마워. 네 걱정만 하고 있었음 시간이 너무 안 가 힘들었을 텐데, 2주 내내 시험 기간이라 바쁘게 보내고 있어. 다행이야. 시험도 제법 잘 봤어. 이제 한 과목만 보면 돼. 네 걱정하느라 정신없었을 텐데 시험 잘 봤다고 외할머니가 칭찬해 주시더라. 나이 들어 공부하니 칭찬도 듣네. 예전에 한 번을 칭찬 안 해 주시더니 ㅎㅎ. 이 나이에도 엄마한테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


내일은 토요일이다. 지난주엔 종일 전화기 옆에서 전화를 몇 번이나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네 전화를 기다렸는데, 전화기가 울리지 않아 좀 섭섭했어. 아빠도 쉬는 날인데, 네 전화 못 받을까 봐 꼼짝도 하지 않고 종일 기다리더라. 말을 안 해도 널 많이 많이 사랑하는 모습이 보였어. 낼도 기다릴게.


잠깐이지만 목소리 듣고 싶어. 필요한 거 있음 전화할 때 말해줘. 무슨 책을 보내줄까, 고민 중이거든.

오늘도 밥 잘 먹고, 하루 마무리 잘하고 잘 자렴.


사랑해~~


2019년 6월 21일

입소 11일째

-엄마지-



#군사우편 #아들옷 #사랑해 #무더운날씨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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