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 잤을까?

by 발자꾹


오늘은 어제보다 햇살이 강해졌어. 그래도 여기 공기는 좋은데, 그곳은 대기질이 나쁘네. 토요일에도 훈련하려나?


교회와 성당과 법당 어느 쪽으로 가기로 했어? 엄마가 세 곳을 들러본 소감은 이래. 교회는 참 넓고 의자도 편한데 왠지 약간 가벼운 느낌? 성당은 좀 작지만 아늑한 느낌? 법당은 낡고 작았지만 푸근한 느낌? 엄마의 기울어진 생각(예전에 겪은 일들) 때문일지도 모르지. 넌 어떤지 모르겠네. 종교는 자유니까.


교회는 편지지가 밋밋해서 편지 쓸 때 재미가 없었어. 지난번 성당에서 쓴 편지지는 예뻐서 네가 받을 때 좀 더 편안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지. 법당도 가보니 편지지가 화사하더라구. 사실은 이것도 주관적이지. 엄마 눈에 예쁘다고 네 눈에도 예쁜 건 아닐 텐데. 암튼 어떤 종교 단체를 선택했을지 참 궁금하다.


엄마가 전화로 얘기했었나? 법당을 둘러보고 나오다가 초를 발견했어. 거금 1만 원을 투척해서 법당을 밝혀놓고 나왔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훈련 잘 받으라고. 이렇게 위풍당당하게 말하지만, 사실은 촛불이 꺼질까 봐 조마조마했어. 소심한 엄마 같으니라고. 성당이나 교회에도 무언가 있었다면 무어라도 했을 거야. 하하.


이제 낼 아침이면 기말고사 끝난다. 그러면 책도 읽고 노래도 듣고 수업 준비도 해야지. 7월에는 초등학교랑 중학교 두 군데 수업이 잡혔어. 이번에도 『푸른 사자 와니니』로 할 건데, 아이들 반응이 기대된다. 지난번에 남학생(남자 중학교)들 얘기만 들었으니까, 이번엔 여학생들(여자 중학교) 얘기를 들어봐야지. 얼마나 다르고 또 비슷한지 말이야. 월요일엔 손 편지도 보낼 예정인데 아주 귀여운 것으로 준비했어. 맘에 들 거라고 확신해. 기대해도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네 당부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마무리 잘해야지.


사랑해!


안뇽.


서늘한 바람이 거실로 들어와서 너무너무 좋은데 울 아들한테 미안해진다. 거긴 여기보다 더울 텐데….


오늘도 건강하게 잘 지내.


점심 먹고 졸음을 잘 참고 보낸다.


2019년 6월 22일

입소 12일째

-엄마가-



#햇살 #종교선택 #기원초 #아들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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