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땠니?

by 발자꾹


이제 이번 주 훈련이 하루 남았네. 오늘 훈련도 잘 마쳤니? 여기는 간간이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서 가끔 아주 가끔만 선풍기를 켜고도 견딜만한데 훈련소 내무반은 어떤지 모르겠네. 하루 종일 군화 신고 다니느라 발이 불어서 아프지는 않으려나? 엄마는 다 큰 아들을 자꾸 아이 취급하는 나쁜 버릇이 있는 것 같아. 엄마 눈에는 늘 어릴 적 네 모습이 아른거려서일까? 네가 막내여서일까? 둘 다 이유가 되겠지.


오늘 엄마는 그동안 뜨던 큰 숄을 다 떴어. 이제 당분간 큰 것은 뜨고 싶지 않지만, 아직 반밖에 못 뜬 여름 스웨터가 기다리고 있어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거 같아. 여름 스웨터니까 하루빨리 마무리를 지어야지 입을 수 있을 테니 말야. 생각만큼 잘되지 않지만 새로운 도전이니까 그 자체로 의미를 두려고 해. 이거 끝내면 정말로 한동안은 조그만 소품만 뜨고 싶어. 정말 많이 힘들어. 재미는 있는데 어깨가 아프거든. 위문편지 쓰면서 아프다고 광고하고, 이게 위문편지일까? 아니면 위로받고 싶다는 편지일까?


영어 공부는 했는데 중국어 조금밖에 못 했어. 다음 주에 HSK 시험 접수해야 하는데 연습해 보고 4급을 도전할지 5급을 도전해 볼지 결정할 거야. 마음 같아선 5급에 도전하고 싶지만, 작문 시험이 만만치가 않을 거 같아. 연습 삼아 해볼까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야. 뜨개질을 얼른 마무리해야 공부도 잘할 수 있겠지? 이번 주는 뜨개질하면서 공부를 많이 쉬었으니까 다음 주부턴 다시 활활 불태워야지. 내 희망 사항이야.


기말시험 끝나면 몹시 아프곤 했는데, 이번엔 나름대로 견디고 있어. 날마다 너한테 편지를 쓰니까 힘이 나나 봐. 근데 자꾸만 졸린다. 아직 누나가 안 왔는데.. 좀 있으면 알바 끝내고 올 텐데.. 너무 졸려서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글씨가

엉망진창이야.


이만 쓸게.

미안해, 아들.


사랑해.


꿈꾸지 말고 잘 자!


2019년 7월 4일 밤 11시 16분

입소 24일째


엄마가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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