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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샐리 Jul 29. 2021

우린 어차피 파이어를 하게 되어있다

내가 파이어를 하기로 결심한 이유

    처음으로 파이어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을 나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한다. 대학교 2학년, 동기들과 비트 코인 이야기를 하다 우연히 나온 단어였다. 2017년, 한창 비트코인이 만 오천 불을 향해 가던 그때 왜 우리는 진작에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지 않았을까 얘기하다 실리콘 밸리에 직장을 잡은 선배 (친구에 더 가까운 개념이긴 하다)는 이미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벌어 파이어 했다는 이야기로 흐른 것이다. 사실 그 당시 나와 동기들은 전공이 전공이다 보니 파이어보다는 비트코인이나 이터리움 등의 가상 암호 화폐에 더 관심이 있었으나 흘러 보낼 수도 있었던 파이어란 단어가 유달리 기억에 남았다. 

 


   

    파이어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줄임말) 미국 2007-2010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경제가 악화된 시기에 사회에 첫 발을 디딘 밀레니얼 세대를 주축으로 인기를 얻은 movement다. 경제활동 시기의 극단적인 저축과 꾸준한 투자로 평균보다 빠르게 경제적 자유를 얻고 조기 은퇴를 하는 경우를 일컫는데, 극단적인 저축은 언제까지나 평균적인 미국인의 기준이고, 나는 


똑똑하게 돈을 쓰며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 인생을 어떻게 가치 있게 쓸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사람

이 파이어족이라고 생각한다. Z세대 중 가장 나이가 많은 97년생인 나는 이미 직장인 2년 차다. Z세대인 우리들의 미래는 밀레니얼 세대와 그 전 세대인 X 세대, 그리고 부머들과 어떻게 다를까? 평생직장이란 말은 부모님 세대도 아니요, 조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고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자연히 국가연금의 금액이 적어지고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소셜 연금 (Social Security) 전액을 받으려면 1960년 이후 출생자 기준 67세에 소셜 연금을 신청해야 한다. 이는 첫 소셜 연금을 탄 세대인 1937년 이전 생의 65세에 비해 2년이나 늦어진 것이다.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Z세대가 은퇴를 할 시기에는 은퇴 시기도 더 늦어지고, 최악의 경우 지금만큼의 소셜 연금 금액을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MZ 세대에게 파이어는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부자가 되고 싶고, 조기 은퇴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더 이상 국가가 내 노후를 책임져 주지 않는 세상에서 나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돈이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 늦던 빠르던 우리는 모두 언젠간 파이어족이 되어 있을 거라 장담한다. 20대를 가장 멋있게 살고 싶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 행복한 사람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런 당신도 언젠가 돈에 관련해 공포를 느끼는 순간이 생길 거라 확신한다. 그 시기가 당신의 30대일 수도, 40대일 수도, 어쩌면 은퇴를 앞둔 60대일지도 모른다. 그 순간이 당신을 찾아왔을 때, 내가 대학시절 우연히 들었던 파이어라는 단어를 기억한 것처럼 당신도 파이어를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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