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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연 Mar 02. 2022

디자이너가 만난 디자이너

“디자인이 뭘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한 디자이너의 이야기


2018년 뉴욕에서 인턴을 하고 있던 시절 뉴욕타임스의 아트디렉터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실은 인턴 시간을 학교 학점으로 인정받기 위한 과제에 불과했지만, 뉴욕타임스 본사에 초대받아 두 시간여 동안 나눈 인터뷰 이야기들은 디자인을 공부하며 생겼던 막연한 고민과 불안감에 대한 해답이 되어주었습니다. (지금의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 3학년을 막 마치고 뉴욕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3개월 동안 ‘실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해보고는 자신감이 뚝 떨어져 있던 시기였었죠. “난 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할까?” “그래픽 디자인이 정말 중요한 걸까?” “난 정말 재능이 있는 걸까?” 등 4학년을 앞둔 시기에 수많은 의구심을 잔뜩 품은 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렇게 과제를 하기 위해 뉴욕타임스의 디자이너 Monina Velarde를 만나게 되었죠. 


뉴욕타임스는 세계적인 규모의 일간지로서 사회 전반의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만큼 디자인에 담기는 메시지와 이미지의 표현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이 그녀의 일이었습니다. 과감하고 실험적인 그래픽 디자인이 아닌, 다수의 공감을 위한 적절한 표현을 고민하는 그녀만의 디자인 과정은 디자이너로서의 또 다른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뉴욕에서의 시간을 기점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동안, 다양한 사람들과의 경험과 대화가 ‘지금의 나'가 있기까지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미래와 진로를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수십 번의 면접을 거치고 포트폴리오를 수정하며 느꼈던 좌절감, 실리콘밸리에서 첫 정규직을 구하고, 비자 문제로 인해 한국에서의 이직을 준비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했습니다. 이럴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문득 궁금했죠.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이들은 무슨 고민을 하고 어떻게 해결하는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왔는지,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뉴욕타임스 아트디렉터와 내면의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이 지금의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된 것처럼 우연히 만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위안을 받기도 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거나, 동기부여가 되기도 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이들의 일상에서부터, 디자인에 관한 생각, 커리어 패스에 이르기까지 솔직하고 사적인 그리고 재미있는 그들의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디자인을 공부하며 알게 된 이야기들을 담아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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