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페인어 선생님, Carina
Carina는 나의 스페인어 선생이다
그녀는 상냥하고 유머도 많다
#1. '성과 이름'이라는 주제로 내가 한국은 부계의 성을 따른다고 했더니 과테도 마찬가지라며 가계도를 그려주었다. 부모의 성을 함께 받아 이름이 길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엄마의 성도 결국은 아버지의 성을 물려받는 것이니 양쪽의 부계만 남는 셈이다.
한술 더 떠서 자기 상황을 설명하는데 자기의 아빠는 3살 때 돌아가셨고 9형제를 엄마 혼자 키워냈다고 한다. "엄마와는 9달 동안 한 몸으로 지냈지만 아빠는 고작 10분(?)의 역할밖에 더 했냐며 난 엄마의 성을 물려받고 싶다"라고 하소연을 하는데..
과테말라의 페미니스트가 여기 있었네~
반가웠다!(나의 스페인어 선생이 더 좋아진 순간)
#2. "자기는 남편을 사랑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랑하지 않는다" 해서 당연하지 않나? 사랑해서 사는 부부가 15% 될까 속으로 생각하며 "왜 그러냐"라고 물었더니 바람이 났다고 한다. 그녀의 화난 표정도 왠지 귀여워 웃음이 났다(내가 '남의 슬픔이 나의 기쁨'인 사람은 아닌데)
남편은 아직도 자기에게 많이 먹고 저렇게 볼륨 있는 몸매를 만들라고 요구한다니(못 봤지만 넌 근육 빵빵 근육맨이냐? 묻고 싶어 지네~) 나 같은 동양여자들은 '나무몸'이라고 알려주는 걸 보면 그들의 남성세계에서 나와 같은 평면 몸매는 식물인간 취급할게 뻔했다ㅍㅎㅎ
#3. 감탄사를 배웠다 'Que pena!' 상대의 말을 듣고 유감이라고 전하는 말이다.
내가 yosi(일본인 남성인데 유럽에서 사는 같은 어학원 친구)와 대화 중
Que pene!라고 했는데 못 알아듣는다고 carina에게 말하자 박장대소를 한다.
남성들의 크기를 놀리는 얘기니까 위로할 때 조심해야 한다고 꼭 기억하라 했다.
수업 끝에 Carina의 삼촌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배운 것을 써먹겠다는 욕심에 바로
Que pene!라고 했다가 그녀의 정색하는 표정을 보며 아차 했다! 아~ 나의 지렁이 암기력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