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다양한 일을 해왔는데 그때마다 크리스챤의 소명을 고민했다. ‘이것이 하나님이 내게 맡겨주신 일일까, 하나님이 영광 받으실 수 있을까, 천국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하지만 되돌아보면 십중팔구 자문자답이었다. 명목상 소명이 필요했을 뿐 실은 새로운 일을 하기 전에 자기합리화가 절실했다. 그러니까 나는 내 생각과 욕심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감사드리는 것은, 도전의 마지막엔 늘 이런 질문으로 여전히 내 곁에 계심을 알려주시기 때문이다.
‘네 마음대로 해보니 어땠니?’
내 생각과 노력을 의지해서 사는 삶에 하나님은 없다. 하나님이 없는 삶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든지, 천국의 확장이라든지 하는 크리스챤의 소명과는 동떨어진 삶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겠지만, 그것은 그분이 위대하시기 때문이지 나와는 상관이 없다. 홀로 거룩하신 분이 이번에도 홀로 거룩하셨을 뿐이다. 나의 욕심이 천국의 확장에 방해물이 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일 뿐이다.
정말로 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CGNTV에서 방영하는 ‘목사들의 복음수다’ 란 프로그램을 시청하다 답을 얻었다. 나의 소명은, 그러니까 하나님이 나를 부르신 이유는 다음과 같다.
“또 산을 오르사 자기가 원하는 자들을 부르시니 나아온지라.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귀신을 내쫓는 권능도 가지게 하려 하심이라.”(마태복음 3:13~15)
특히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란 부분이 마음 깊이 다가왔다. 크리스챤으로서 나의 소명은 다른 어떤 일보다 우선 예수님과 함께함이다. 회사에서 일하든, 장사하든, 고기를 팔든, 야채를 팔든, 아니면 집에서 아이를 돌보든 상관없다.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 된다. 그것이 크리스챤의 소명이다.
그렇다면 나는 예수님과 함께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간단하다. 얼마나 자주 어울리는지 보면 된다. 매일 성경 말씀을 읽고 기도한다면 나는 매일 그분 곁에 있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시간만 말씀을 읽고 기도한다면 그때만 곁에 있는 것이다. 곁에 머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예수님 곁에 있는 사람은 예수님과 친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제자라 부르신다. 진정한 제자는 때가 되면 전도도 하고 귀신도 쫓는다. 예수님이 곁에 계시기에 가능하다.
마음이 가는 곳에 몸이 간다고 했다. 내 마음이 자꾸 예수님을 향하는가. 말씀이 궁금하고 기도로 주님께 대화를 요청하는가.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예수님의 사람이다.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사는 제자이다. 주어진 소명을 감당하는 멋진 크리스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