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dm을 보낸 지가 언젠데 코빼기도 안 보인다.
괜히 영어로 dm 보내다가 내 노트북 네이버와 인스타 메뉴판?이 다 영문으로 바뀌었다.
뭐라뭐라 하길래 확인 눌렀더니 이 사단이.
바꿀 줄 모른다. 다시 숙소 홈페이지를 노려본다.
머야대체. 인스타계정은 왜 써놨어.
가만 보자. request란이 수상하다.
날짜 쓰는 칸이 있고 인원수를 묻고.....
이쯤 되면 눈치채야 되는데
여전히 긴가민가하며 request의 빈칸들을 채우고
마지막 버튼을 클릭한다.
request가 맞았다.
이틀 뒤 바로 답장이 왔다.
물론 영어로 와서 긴장하며 읽었는데
봐라봐라 요즘세상 보소
메일내용을 한글로 단번에 번역해 준다, 캬
마 영어 왜 공부하뉘?! (by 장첸)
결론은 그 날짜에 예약 가능하다는 거 그니까 예약금을 보내라는 거
응?!?
이탈리아 은행에 유로로 돈을 보내라고요? 어떻게요?!
에어비앤비는 카드등록하면 알아서 해주던데요
그럼 에어비앤비로 가라.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이란 걸 해본다.
알고 보니 그냥 내가 하던 계좌이체랑 막 똑같은 거 아냐
막 하나도 안 어렵고 그냥 이태리 은행이름 치고 계좌번호만 치면 되는 거 아냐 (응 아냐)
용기를 얻은 나는 (어디서 왜) 그들이 보내준 송금 관련 정보에서 은행이름을 찾아봤다.
Cassa di risparmio Filiale di Ortisei
Account name
BIC
IBAN
음. 여기서 은행이름이 뭔지 아는 사람?
첫 줄은 숙소 주소인가 보다. 오르티세이- 내가 가려는 도시잖아.
BIC - 옳거니, 은행을 Bank of라고 시작하지 않던가.
이거다, 이게 은행이름이다. (이태리도 Bank라고 쓰던가?)
I는- Italy! 그렇취~! 취취취~ 이태리 은행이쥐
C - C?? 이게 은행이름인가 본데 치암피노인가?
치암피노. 로마에 있는 공항이다. (항공권 검색하며 알게 됨)
오호라 우리도 제주은행 이런 거 딴 지역에도 있잖아.
혹시라도 내 생각이 맞는 거 아냐 떨리는 마음으로 (떨지 마)
은행앱에서 송금할 은행으로 BIC를 찾았다.
BIC BIC BIC
.......
이체할 때 그런 거 본 적 없긴 했어.
3번째 글인데 아직도 예약 못했다.
로마나 밀라노 같은 유명한 곳으로 가는 거라면
숙소 측에 개별적으로 예약을 하는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태리의 알프스라는 돌로미테의 문을 열러 가는 길은 역시 험난하다.
그럼에도 이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나 우리 가족은,
아니 돌로미테 멀어서 가기 싫다고 했던 너희 서 씨 세명이여 -
그 말 한 걸 후회하게 해 주리라. (웅장한 BGM, fade out..)
놓치지 않을 거예요 돌로미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