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등하고 공평하게 사계절이 3달씩을 나눠 가진 게 아님을 난 확신 한다.
사람들이 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봄의 따뜻함 때문이다.
나도 그렇다.
자연은 추운 겨울 다음에 봄이 오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것은 아마 추움을 견디고 맞는 다음 계절의 따뜻함이 더 반갑고 감격스러울 것이라 믿는 누군가의 뜻 일 것이다.
봄이 더 기다려지는 건 겨울의 추위가 그만큼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추위가 무엇을 의미하든 힘든 것이다.(물리적 추위든, 부가적으로 난방비 폭탄이든, 껴 입어야 하는 옷가지 개수이든, 우울하고 서늘한 분위기든)
하지만 난 봄으로 명명 되어지는 3월 4월 5월 이 세달 중 3월은 봄의 명색을 무색하게 만들기 알맞은 달이라 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봄맞이 겨울 옷 정리를 한 후 다시 꺼내 입는 패딩 점퍼
봄에게 자리를 내 주기 싫어 마지막 발악을 해대는 꽃샘추위
이제 막 꽃봉오리를 맺어 결실을 터뜨리려던 봄꽃들에게 시련을 주는 봄비
그리고 겨울바람이 이대로는 못 간다는 심정으로 봄바람 틈에 낀 듯한 3월의 (봄) 바람
바람이 불어 결국 반려견과 멀리 못 가고 돌아왔다.
봄에 부는 봄바람이 챙겨 입은 니트의 섬유 사이로 들어와 살결에 부딪히니 한기가 들어 이내 손이 차가워졌다.
3월은 봄의 가면을 쓴 위선자 같은 겨울이다.
봄을 줄 듯 잠깐 따뜻한 날을 만들고 다시 실망을 주길 반복하며 밀당을 해대는 난봉꾼이다.
나는 봄을 가장한 3월의 모든 것들이 못돼 보이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