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6월에 에어컨을 틀잖다.

아니 벌써 에어컨?

by 송주

일하는 도중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자동 문자로 통화가 불가능 함을 알리고 다시 일에 집중하는데 문자가 연속으로 세 통이 왔다.


엄마 에어컨 리모컨 어딨어?

엄마 에어컨 리모컨 어딨어?

엄마 에어컨 리모컨 어딨어?


순간 우리 집 돈 먹는 기계인 듯 사람 같은 아들이 에어컨을 틀려고 준비 태세를 갖추는구나 싶었다.



자고로 에어컨이란 문물은 절기상

소서가 지날 무렵부터

사람이 세명 이상 모이면 가동하는 것이 나름의 원칙이다.


참고로 추위를 보통 사람보다 많이 타서 인지 더위는 잘 견딘다.

그러기에 재수 없게도 타인의 더위에 둔감한 편이다.


작년 여름 선풍기 틀 듯 에어컨을 틀어 대는 아들들 때문에 전기세 최고 금액을 찍은 후로 에어컨 리모컨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두었다.


그리고 오늘 에어컨 리모컨이 어디 있냐는 아들의 물음에

들고 나왔다고 뻥을 쳐 버렸다.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