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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Jul 08. 2024

복숭아 고쳐 쓰기

복숭아 잼

한 번씩 잼을 만든다.

과일은 싱거우면 못 먹고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마다 버리는 대신 잼을 만든다.

이번에는 무른 백도가 잼용으로 간택되었다.

간택의 기준은 별거 없다. 맛이 없으면 된다.

과일 가게에서는 맛있어 보여 샀는데 잘못 고른 것 같다.


부드러운 껍질을 벗겨 으깨고 냄비에 넣었다.

설탕은 시판되는 잼의 3분의 2 정도만 넣는다.

수제 잼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주걱으로 저어가며 졸이기 시작한다.

둥근 과일에서 흐물한 액체로 변화는 과정을 겪는

냄비 속 복숭아 과육들이 얼마나 사방으로 튀는지...

잼을 만들 때 제일 힘든 것이 이리저리 튀어대는

잼 되기 직전 과육들이다.

복숭아도 잼으로 변화는 모진 과정이 불편하기만 한지 성질을 내 보는 듯하다.

어느 정도 졸여지면 냄비에는 처음의 3분의 1 정도의 부피로 줄어든 잼이 만들어지게 된다.

레몬즙을 조금 부어 윤기 나게 해 준 다음 중탕한 유리병에 넣으면 완성이다.


사람은 못 고쳐 쓴다는데

몇몇 과일은 맛이 없으면 잼으로 만들어 고쳐 먹으면 되니 얼마나 좋은지..

참에 사람도 고쳐 쓰는 방법이 나왔으면 좋겠다.


못된 사람을 설탕 가득 넣고 졸여 달달하게 만드는 법 같은 거 말이다.


복숭아 잼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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