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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Sep 02. 2024

살림 못하는 사람의 냉장고 정리법

대충 살아요.

나는 스스로 살림을 상당히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살림이 싫다. 대가도 없고 끝도 없는 단순 노동에 대한 일종의 경멸 같은 거라 해야 하나

뭐 이건 핑계고~~

그냥 하기 싫은 거다.


하지만 문제는 홈바, 식탁, 싱크대, 책상 위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놓여 있는 자체를 아주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런 무질서를 보는 자체가 내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다.

하지만 하루종일 치워 대는 건 더 싫어서 그냥 둔다.

대충 사는 거다.

남편은 물건들을 빼꼼한 곳이 없을 정도로 널어놓고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고

나는 그걸 보면서 극심한 짜증을 느낌에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다.

그러다 한번 수가 틀리면 잡도리를 시작하곤 다.


친정 집에 가보면 밀도 있게 꽉 찬 물건들이 마치 없는 듯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나는 엄마의 살림 솜씨를 닮지 않은 게 살짝 억울하다.

친정 집 주방 내 워너비



하지만 바쁜데 대충 해 놓고 살자 생각하는 나도 못 보고 넘어가는 게 있는데 그건 바로 냉장고다.



꽉꽉 채워 넣는 것도, 그걸 보는 것도, 때론 꽉 찬 냉장고를 상상하는 일까지도 버겁다.

그래서 우리 집 냉장고에는 음식이 보통 2/3 만 채워져 있다.

 


살림 못 하는 사람의 냉장고 정리법은 다른 게 없다.

1. 대량으로 사지 않는다.

그래서 코스트코에는 안 간다.

2. 일주일 지난 음식은 버린다.

3. 채워 넣지 않는다.


살림은 못하지만 냉장고는 깨끗한 비법은 결국 안 채우는 것이다.


살면서

어떤건 채워야 하고

어떤건 비워야 하는데

냉장고는 후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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