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주 Sep 25. 2024

테스형 도와줘

나훈아 콘서트 티켓 예매

"나훈아 콘서트 티켓을 예매해 주면 보상을 해 주겠다."


아버님이 나훈아의 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나훈아 콘서트의 팬인 것은 확실하다.


나훈아 은퇴 콘서트가 전국 방방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데 벌써 티켓팅 실패만 두 번째다.

티켓 예매가 뭐 그리 어렵겠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티켓 예매는 예매 사이트 오픈 시간의 초를 다툴 만큼 어려웠다.


그래서 티켓 예매 대행업체까지 생겨났다.

남편과 나도 대행업체에 맡길지 고민했지만 착수금에 성공 수수료까지 하면 티켓값과 비슷할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기에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아버님은 우리 부부가 지난번 창원 콘서트 티켓 예매에 실패한 한동안 말이 없으시다 다시 진주 콘서트 티켓 예매를 부탁하셨다.

그리고 예매 날짜 하루 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이 무슨 날인줄 아나?' 하시며 날짜까지 상기시켜 줄 정도로 콘서트 관람에 간절함을 보이셨다.



예매 사이트 오픈 날 아침

남편은 회사에서 나는 집에서 군인이 전열을 가다듬듯 사뭇 비장한 마음으로 티켓 예매 시간이 다가오는 것에 집중했다. 티켓 예매를 위해 내 아침 일정도 미루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남편은 행여나 내가 실수라도 해 시간이 지체될까 메시지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마치 치고 빠져야 하는 상황의 전술을 알려주듯 짧고 긴박하게 말이다.

그 내용은 이랬다.


긴박한 듯 비속어를 섞어가며 요약된 남편의 메시지를 받고 나니 급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나훈아 콘서트 티켓은 보통 2분 안에 매진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손이 미끄러져 클릭이라도 잘못하면 바로 광속 실패가 된다는 말이니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오전 10시 (휴대폰 시간이 아닌 사이트 오픈 시간을 초 단위로 따로 알려주는 창을 열고 확인)


예매 버튼을 빠르게 클릭했다.

뭐가 문제였을까 이미 대기가 2000명이었다.

남편도 대기 680명..


뭐지? 이거 장난 아니네..

티켓 예매에 실패한 남편과 나는 아버님을 위한 효도템을 떠나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대구 콘서트 예매를 기약하며 의기 투합 했다.

만약 대구 콘서트 예매가 실패하면 이제 경상권에서 남은 콘서트는 부산 밖에 없다.

그때는 무리수를 둬 광속 클릭 해 보겠다는 오기를 부리기 힘드니 대행업체를 이용하자고 이야기되었다.

그전에 대구 콘서트전력 투구 해 보리...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더니

내 돈 내고 끊겠다는 티켓 예매조차 쉽지 않다.

다음 티켓 예매 때는 소크라테스 형 한테라도 빌어 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이 처외가를 좋아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