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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숙함 속 흔들림 Mar 30. 2022

나를 돌보지 않은 1년반

해방감만은 아니었다

한달반  됐나? 왼쪽눈썹이마가 많이 찢어졌다. 오늘 햇볕 아래 흉이  도드라져 보여 아차 싶었다. 병원 가서  꼬메고 그냥 아물게   조금 회스럽다. 이틀째까지 피가 묻어 나왔더랬다. 커다란 반창고를 이마에 붙인  형과 엄마를 만나 이틀을 함께 보냈지만, 병원 가서 꼬메면 흉터가  남는다고  마디 했던 것은 형이고, 엄마는 상처를 보자는 말도 없었다. 많이 다치지도 않고 크게 다친 적은 없지만 절대 곱게 키우신 것은 아니다.


뭐든 잘 돌보는 편은 아니다. 최근 1년반은 특히 나를 돌보지 않았다. 무엇보다 늙어가는 게 너무 우울하다. 그게 다른 모든 것을 덮는다. 그런데, 그렇게 내려놓고 지내며 한편으론 자신감이 생겼다. 울타리가 없어도 떨어지진 않는구나! 외부로부터의 당위는 1도 없이 순수하게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해서 나 자신의 필요에서 끝나는 딱 그만큼만 나를 지켰다. 그마저도 '끝내 내려놓지 못한' 어떤 보호막과 경계일 수 있지만, 전보다 더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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