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낡은 목조 건물들, 여유롭게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부서지는 파도와 태양빛, 무심코 흘려보내기엔 너무 아름다운 순간들 속에서 나는 한결 느긋해졌다.
시간이 되어 이탈리아, 캐나다, 독일, 미서부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배를 탔다.
배를 타고 20분쯤 나아가니, 육지는 보이지 않고 태평양 한가운데에 도달했다.
가이드 다이버가 상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갈라파고스 상어는
호기심이 많고 친화적인 상어라 가장 먼저 가까이 다가올 거야.
사람을 잘 물지 않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고
상어가 다가오면 눈을 끝까지 응시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갈라파고스 상어는 거의 대부분이 남자 상어이고, 여자 상어는 수줍음과 겁이 많아 바다 깊은 곳에 주로 있어.
엄청 작고 재빠른 녀석이 나타난다면 그건 샌드바 샤크(sandbar sark) 일거야, 이 녀석도 엄청 순하고 착한 녀석이니 겁먹지 않아도 돼.
뱀상어(tiger shark)는 크기가 무척 큰 녀석인데, 낮에는 얕은 수심으로 잘 올라오지 않아. 만약 만난다면 운이 아주 좋은 거야! lucky day! 호랑이처럼 줄무늬가 있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거야!
블랙팁상어(oceanic blacktip)는 꽤나 공격적인데, 이 지역에 잘 출몰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고,
귀상어(scalloped hammerhead shark)는 부끄럼쟁이에 낯가림쟁이라 호기심은 많지만 잘 나타나지 않아.
오늘 우리가 만날 상어들은 엄청 작은 물고기만 먹는 친구들이니 너희를 물고기로 생각하고 공격하는 일은 없을거야.”
두근두근, 타이거 샤크는 정말 엄청 크다는데, 꼭 만나보고 싶은데, 한낮에 마주할 수 있을까?
배를 타고 도달한 태평양의 광경은 가히 장관이 있다.
물이 너무 맑아, 수심을 가늠할 수 없는 깊은 파랑이였다.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모터를 끄고 상어가 자주 출몰하는 길역에서 엔진을 공회전하자 하얀 거품이 일기 시작했다.
허허벌판 파랑과 또 다른 파랑 만이 존재하는 태평양에
하얀 거품이 일어나면 호기심이 강한 상어들이 슬슬 몰려든다.
이게 무슨 소리지? 왜 거품이 나지? 하고 궁금해서 호기심 많은 녀석들이 몰려드는 것이라고 한다.
귀여워….
배와 흰 거품이 궁금해 배 근처로 상어가 다가가는 거라 배 근처에서는 수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궁금증에 가득 찬 상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상어를 마주칠 경우 눈을 피하지 말고 가이드 다이버가 상어의 코를 잡고 상어의 이동 경로를 돌려줄 거니 당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혹시 모르게 가이드 다이버 모르게 내 앞에 상어가 다가온다면 당황하지 말고 직접 상어의 코를 잡고 움직임의 방향을 반대쪽으로 바꾸어주라는 조언을 마지막으로 드디어 입수!
엔진 거품을 구경하러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의 갈라파고스상어와 그 사이를 두 마리의 샌드바 샤크가 쌩쌩 재빠르게 돌아다녔다.
나는 너무 흥분되었고, 내 코 앞까지 상어들이 계속 다가와 가이드 다이버는 바쁘게 상어들의 진행 방향을 돌려야만 했다.
그렇게 멍하게 상어들의 활주를 구경하고 있는데
쿵!
상어가 내 옆구리를 코로 들이박았다.
생각보다 아팠다.
호기심에 궁금해서 찔러보는 거라는데, 생각보다 충격이 강했다.
“상어는 귀가 매우 예민해
호기심에 너를 궁금해하다가, 네 심장박동이 빨라지면 널 만만하게 보고 다가와.
호흡을 가다듬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해.
너도 바다의 일부라고 생각해 봐.
그리고 심장박동수를 80 이하로 떨어뜨리고, 60 이하로 떨어뜨려
네가 두려움을 떨쳐버리면, 상어는 널 바다의 일부라 생각하고 받아들일 거야.”
‘나는 이 바다의 일부’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조금씩 긴장이 풀리고, 호흡에 집중했다.
긴 숨 하나, 긴 숨 둘
점점 안정감이 찾아왔고, 그제야 나는 조금 더 상어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세상은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
나는 원래 12시 투어를 예약했지만, 인원 미달로 인해 10시 투어로 변경되었다.
아침을 먹고 여유롭게 갈 수 있는 길을 새벽 6시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고, 부랴부랴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인생을 살다 보면, 기대와 다른 순간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찾아오곤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운이 없다 라는 말을 쉽게 내뱉는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그 모든 상황이 결국은 더 나은 경험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일 수 있다.
이후에 12시 투어에 단체 손님이 와서 12시 투어도 진행이 되었는데 날씨가 갑자기 나빠져 상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10시 투어는 날씨가 너무 좋아 햇살이 수심 10미터까지 내리쬐어 엄청난 빛 내림을 볼 수 있었고, 갈라파고스 상어와 샌드바 상어를 10마리 이상 봤다.
인생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모든 순간이 더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불행으로 느낀 사건이 사실은 더 큰 악운을 막아주는 액땜이 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더 멋진 기회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나 바다의 일부다. 흐름을 받아들이고,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 때, 비로소 바다는 우리를 환영한다.
두려워하기보다는 몸을 맡기고 바다의 평온함을 받아들이는 느낌을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바다의 일부분이 되는 그 경험을, 그 경이로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
갑작스러움, 생각지 못한 손해로 얼굴을 붉히거나, 운이 좋지 않다 스스로에게 안 좋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항상 긍정적인 시선으로 내 앞에 다가온 것들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즐기다 보면,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행복으로 가득 찰 것이다. 내게 더 좋은 선택 더 큰 행복을 주기 위해 더 큰 불행을 막아주는 것들이라며 항상 기분 좋게 받아들이자. 모든 건 시선과 태도에 달려 있으니까.
하와이에서 나는 땅의 아이다. 하와이 구석구석을 느끼고 어떤 일을 겪어도 이건 새로운 재미가 시작되는 신호야 라며 긍정적으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
바다 속 상어를 만날 때나 인생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마주할 때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호기심과 긍정적 태도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에게 괜찮아. 이건 또 다른 기회가 될 거야라고 말해줄 수 있는 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