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지치지 않는 방법, 한발짝 떨어져 취미로 가져가기
나의 업은 마케팅이다. 사실 마케팅의 영역은 넓고도 넓어서, 내가 하고 있는 이 업을 마케팅이라 이야기해도 될지, 내가 마케터라 해도 될지 늘 겸손한 자세를 갖게 된다. 늘 무언가 사이에서 조율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을 짜고. 타고난 머리가 아니니 늘 몸이 힘들다.
그러다 문득 이틀의 휴가를 냈다. 중요한 업무가 진행중에 있었지만, 중간 커뮤니케이션만 잘 하면 됐기에 연차를 냈다. 어차피 언제 쉬어도 높은 확률로 연락은 온다. 그렇게 잘 놀고 돌아오는 길, 급한 이슈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슈는 좀체 잦아 들지 않았다. 다음날 출근길까지도 이어지는 탓에 몸에는 긴장세포들이 줄줄이 번식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들어오는 길 나도 모르게 기도가 입에서 나왔다. "오늘도 별일없게, 제옆에 계셔 주시고 실수없이 모든일이 잘되게 해주세요" 곧 그말은 내 마음에서 튕겨져 나왔다. 그리곤 생각했다. '오늘 내마음에 여유가 정말 없나보다, 기도도 내키지 않네' 뭔가 답답한 마음이었고 쫒기는 느낌이 줄곧 들었다. 그래도 뭐, 이런 느낌 익숙했다.
조용히 쉬고 싶었다 어제 저녁부터 쫓기는 느낌이 컷다.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지 않았다. 일단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햄버거 세트를 시키고 사무실 테라스로 나가 박스를 깔고 앉았다. 폭염주의가 뜬 날이지만 주먹만한 그늘에 앉으니 바람이 불었다. 눈을 감고 큰 숨을 열번,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숨과 함께 떠오른 한마디 '뭘 그렇게 잘해야 하는데?' 오늘 아침 내 기도가 마음에서 튕겨나온 이유였다.
그렇게, 스스로도 이상했다. 그렇게 부담갖고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아도 될일은 되고 안될일은 어쩔수 없는것이다. 그런데 난 스스로 뭘 그렇게 잘하고 싶었던 걸까. '잘 하면 어떻게 되는데?'스스로 자문자답을 이어가본 본다.
"잘 되면 승진도 하고 보너스도 받고.."
"그래서, 그럼 어떻게 되는데?"
"그럼 월급도 많이 받고 저축도 해서 집사는데 일조하고, 하고 싶은것도 하고"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
"경제적인 여유도 조금이나마 생길거고, 좀더 즐겁지 않을까?"
"그게 언젠데?"
"..."
이상했다. 뭐 대단한거 바라는 것도 아닌데 나는 이렇게 쫓기는 느낌으로 사는걸까?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원하는 '그것(결혼, 내집마련 등등)'은 이렇게 안살아도 할수 있는 것들이다. 그것과 내가 하는 일과는 별개다. 일이 잘된다고 그것들을 쉽게 얻을 수 있는것도, 안된다고 못얻을 것도 아니다. 그냥 그건 그거고 일은 일이고. 나는 자주 착각을 한다. 내가 하는 일이 잘 못되면 내가 생각하는 소중한 것들에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한발짝 떨어져 보면 알겠지만 참 별개의 것들이다.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점심으로 햄버거 세트 하나를 뚝딱하며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이야기 한다.
일이 곧 너는 아니야. 일이 무너져도 너는 무너지지 않아. 사실 일이 무너질 일은 거의 없어, 회사는 개인보다 강하거든. 일이 안돼도 잘돼도 너는 너야. 그냥 뭐든 재미있는 일을 하면돼. 회사를 취미로 다닌다 생각해.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광고비도 펑펑 써보고, 똑똑하게 진행해 칭찬도 받고. 말아 먹는 다면 다음에 또 다른 방법을 써보면 되지. 인생 길고 해야할 일은 많다. 재미있는 일을 힘들게 만들지 말자. 재미있는 일은 그냥 재미있게. 쓸데 없는 걱정은 말자. 망해도 네가 망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