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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Dec 29. 2018

요리하고 맛보고

편식하는 우리 아이 놀이로 식습관 개선까지!

 저는 요리를 전공한 사람이에요. 그렇다 보니 아이 음식에도 굉장히 공을 들이는 편이랍니다. 주위분들이 단하는 집에서 이런 것도 해줘?라는 말을 수없이도 들어왔으니까요. 근데 개월 수가 점점 늘어가면서 요 녀석이 편식이 점점 심해지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여러 방법을 고민해 봤어요. 요리법도 달리해보고 평소보다 간도 짭짤하게 더해봤는데도 싫어하는 건 싫어하더라고요. 그러다 직접 요리를 해보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게 되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서 본인이 좋아하는 피자를 만들어 보기로 했어요.


                                    또띠야, 아이가 좋아하는 재료 + 좋아하지 않는 재료, 토마토소스, 치즈


저는 통밀 또띠야를 사용했어요. 집에서 함께 도우를 만들까 생각도 했는데, 그 긴 시간을 가만히 앉아서 기다려 줄 인내심이 많은 개월 수가 아니기에 짧고 빨리 끝낼 수 있는 길로 가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 않기로 했어요. 물론 밀가루로 직접 반죽을 만들면 아이들과 촉감놀이뿐만 아니라 부들부들한 가루도 만져보고, 물을 섞은 직후의 손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느낌과 매끈해진 반죽 표면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보는 등 밀가루의 다양한 변화 모습을 함께 알아볼 수 있어요. 


 토마토소스를 바르기 위해서 준비한 수저로 본인이 좋아하는 옥수수 한 스푼을 크게 집으시는 아드님. 아이랑 요리놀이를 하기 전에 알아두셔야 하는 점이라 하면 만드는 과정 중에 집어 먹는 게 더 많다는 거예요. 여기에서 스트레스를 받으신다면 다음 음식놀이 수업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들까요? 


 저 역시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피자 한판에 올라갈 양보다 많이 준비를 했어요. 우리 아이들 식단을 차릴 때 다들 아시고 계시겠지만, 탄수화물, 고기, 채소가 골고루 들어가야 한답니다. 피자 또한 균형에 맞춰서 재료를 준비해주시면 좋아요. 


 이 재료들 중에서 단하가 좋아하지 않는 식재료는 토마토와 소고기랍니다. 소고기는 특히나 철분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음식인데 언제부턴가 아니야! 를 외치면서 거부를 하더라고요. 진짜 기름기 좔좔 흐르는 부위가 아니라면 입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곤 해서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피자에 올릴 소고기는 조금 작게 잘라서 올렸어요. 


 토마토소스는 유기농 토마토소스를 준비했어요. 토마토소스를 직접 만드셔도 돼요. 간략하게 설명을 해드리면, 껍질을 제거한 토마토를 잘게 다져서 양파, 바질, 버터와 함께 뭉근하게 끓여 주시면 된답니다. 토마토소스는 조만간 한번 레시피 올려드릴게요.


저희는 피자치즈가 없어서 집에 있는 그라노파다노 치즈를 사용했어요. 아무 치즈나 올려도 상관은 없지만, 피자치즈와 달리 이런 치즈는 쭈욱 늘어나는 재미가 없답니다. 혹은 냉장고에 아기치즈들 다들 가지고 계시죠? 치즈를 조각조각 내서 올려주시거나 쭈욱 뒤덮어 줄 요량으로 사용하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토마토소스는 토마토 특유의 새콤한 맛이 있어서 많이 바르게 되면 맛이 과해져서 다른 식재료의 맛은 나지 않고 토마토 맛만 잔뜩 날 수 있으니 적당량 펴 발라주세요. 신나 하는 표정 보이시나요? 저가 먼저 한번 시범을 보여주면서 관찰하게 한 다음, 본인이 스스로 해보게 했어요. 완벽하진 않지만 수저로 소스를 퍼서 또띠야 위에 놓은 다음에 수저로 툭툭 치더라고요. 아직까지 펴 바르는 건 무리였나 봐요ㅋㅋ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놓은 재료의 위치는 바꾸지 마세요.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자리를 바꿔 놓는 걸 싫어하더라고요. 뭔가 자기 작품을 망치는 기분이 드는 건지, 아이들의 창작 활동을 존중해주자고요!ㅋㅋㅋ 


재료 올려놓은 척하다가 입으로 넣기ㅋㅋ 제가 카메라로 찍고 있으니까 저 한번 슬쩍 쳐다보고 입으로 집어넣기를 반복. 제가 눈치는 왜 봐? 했더니 본인도 웃기는지 킥킥 웃으면서 먹더라고요. 


본인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몇 개 올려보기. 토마토 같은 경우는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잘라서 리큅에 말려서 쫀득하게 만들어서 준비해 봤어요. 말려 놓으니 안에 씨들이 손에 달라붙지 않아서 좋기는 한데 이번 방울토마토는 달지 않고 새콤해서 신맛이 배가 돼버렸더라고요. 그래서 나머지는 오일에 담가놓아서 파스타 할 때 넣어주기로 했어요.


 아이가 만든 피자 토핑이에요. 지금 생각해 보면 토마토소스를 바른 후에 치즈를 한번 뿌려주고 재료들을 올려주는 게 먹을 때 재료가 또띠야에서 떨어지지 않고 잡아주는 접착 역할을 할 것 같아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구마가 한쪽으로 몰려있는 게 보이시죠? 아드님은 반쪽만 고구마 피자로 만들고 싶었나 봐요.


그리고 위에 뿌릴 치즈를 줬더니, 입으로 들어가네요? 한 줌 크게 쥐더니 그걸 전부 입에 우걱우걱


 윗 사진에 입에 달라붙어 있는 치즈가루들이 보이시나요?ㅎㅎ 그래도 먹으면서도 어느 정도의 치즈는 올려주더라고요. 치즈가 올라가야 맛있다는 걸 본인도 아는 거겠죠? 아이가 치즈를 다 올린 후에 비어있는 부분은 제가 치즈를 더 올려서 마무리를 해줬어요. 


                                                       치즈의 잔해와 피자 먹기도 전에 통통해진 배


 미리 예열을 해 둔 오븐 180도에 4분만 구워줍니다. 대부분 재료들이 다 먹을 수 있는 상태로 준비했기 때문에 오래 구워주지 않아도 돼요. 오븐이 없으신 분들은 뚜껑을 덮고 팬에 구워주셔도 전혀 상관없답니다. 



 노릇하게 구워져 나온 피자. 또띠야도 칼로 쓱 자르면 바삭하고 잘려요. 저는 이렇게 나오는데 고구마가 파인애플처럼 보여서 군침이 돌더라고요ㅋㅋ


                                                        그릇에 옮겨서 바로 앞에 서빙해줍니다. 


 너무 맛있게 먹어주고 올라간 소고기, 토마토 전부 먹어 준 덕에 뿌듯하더라고요. 맛이 있는 것도 있기야 하겠지만 본인이 직접 만든 거니 더 특별한 식사였을 꺼라 생각해요. 솔직히 피자에는 뭘 올려도 맛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평소에 잘 안 먹는 식재료를 딱 끼워서 넣어주면 음? 이게 맛있는 음식이었구나 라고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들 주말에 한번 도전해 보시는 게 어떠세요?



                                                              https://cafe.naver.com/nopermit

                                             더 다양한 놀이는 카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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