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의 인생을 24시간으로 나눠보는 것이 유행이었다. 인생 80년을 24시간으로 했을 때 나는 몇 시쯤 되었을까? 라는 질문을 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계산하면 10년에 3시간이기 때문에 30세면 오전 9시, 40세면 12시, 50세 오후 3시, 60세면 저녁 6시라는 계산에 이른다. 30세면 이미 사회 경험도 하고 꽤 산 것 같은데 겨우 9시라고? 40세면 체력도 떨어지고 점점 늙어가고 있는데 햇볕이 쨍쨍한 12시라고? 약간 안 맞는 것 같다.
그 후에 나온 것이 100세를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 이제는 수명도 늘어났고 100세 시대이기 때문에 100세를 기준으로 해야 된다는 것이다. 100세를 24시간으로 해 보면, 20세가 새벽 4시 48분? 40세가 오전 9시 36분?? 60세가 오후 2시 24분??? 더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보여주려고 만든 인생 시계는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깨어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6시에 일어나서 밤 10시에 잠이 든다고 가정하였다.
6시가 0세, 밤 10시를 80세로 잡으면,
20세는 오전 10시, 30세는 12시, 40세는 오후 2시, 50세는 오후 4시, 60세는 오후 6시가 된다. 이제야 하루 중 변동과 나이가 얼추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20세는 기본적인 학교 공부를 끝내고 성인이 된 시기로 오전 10시가 적당하고, 30세는 이제 막 열정적으로 사회활동을 시작할 나이로 12시가 적당하고, 40세는 어느 정도 자신의 분야에 익숙해지고 사회적인 지위도 올라갈 시기로 오후 2시가 적당하고, 50세는 하루로 봤을 때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오후 4시가 적당하고, 60세는 본인의 일을 거의 마치는 시기로 저녁 6시가 적당하다.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쉬었다가 잠을 잘 준비를 하듯이 70세는 저녁 8시, 80세는 10시쯤으로 보는 것이 적당한 것 같다.
(좀 더 늦게 잠이 드는 사람은 90세-12시, 100세-새벽 2시쯤 되겠다)
이것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도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새싹이 피어오르고, 날씨가 따뜻해지고, 꽃이 피는 봄은 아침 6시에서 10시 사이의 아침과 비슷하고, 햇볕이 따갑고, 분주히 땀을 흘리고, 만물이 무성해지는 여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의 점심때와 비슷하고, 나뭇잎이 점차 떨어지고, 열매가 익고, 날씨가 서늘해지는 가을은 오후 2시에서 6시 사이의 오후와 비슷하고, 이후 동물들이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잎들은 다 떨어지고, 움츠리게 되는 겨울은 저녁 6시부터 잠들기 전 시기와 비슷하다.
이렇게 보면 인생을 사는 것은 1년의 4계절을 사는 것과 비슷하고,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부터 저녁에 잠들 때까지의 하루와 비슷하다. 우리는 짧은 인생을 매일 단위로 사는 것이고, 우리는 매년 지나가는 계절을 보면서 인생을 통찰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나는 하루 중 몇 시에 있을까?
지금 나는 사계절 중 어디에 있을까?
그걸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방향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