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썰티 칼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썰티마커 SALTYMARKER Jun 18. 2024

남편이 바람을 피웠어요

        

 

카페 글이나 사연으로 종종 올라오는 주제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괴로움의 관점에서.


         


첫째, 배우자의 바람은 바뀌지 않는다.



한 번 바람을 핀 사람은 당시에는 미안하다고 빌고 봐 달라고 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바람을 피우게 된다. 왜냐하면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고, 가지지 못할수록 더 가지고 싶은 법이니까. 그래서 배우자가 바람을 핀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이혼을 하고 갈라설 것인지, 이후에 바람을 펴도 계속 용서하고 살 것인지를 스스로 정해야 한다. 그래야 마음고생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배우자가 나를 좋아했듯 다른 사람도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배우자가 나에게 매력을 느낀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매력을 느낄 수 있고, 결혼이라는 개인적, 사회적 약속으로 그것을 묶어 둘 수는 있지만 본능이나 욕구까지 바꿀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잘잘못을 따지더라도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한다는 약속을 어긴 사실만 따지는 것이 좋고, 좋아하는 감정을 이성으로 억누르지 못한 죄만 묻는 것이 좋고, 배우자의 본성은 이해하는 것이 마음 건강에 좋다.

   



둘째, 이혼을 못하겠다면 철저히 이성적 또는 이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는데 이혼을 못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이다. 아이가 걸리거나 가정을 지키고 싶거나 경제적인 능력이 없거나.


아이가 마음에 걸린다면 둘 중에 무엇이 더 큰지를 따져야 한다. 계속 같이 살 때 아이가 받을 피해 vs 이혼을 했을 때 아이가 받을 상처나 정서적 대물림. 전자가 더 크다면 이혼을 하는 것이고, 후자가 더 크다면 아이가 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가정을 지키고 싶다면 배우자가 가정을 지키고 싶은 의지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우자도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면 한 번 정도는 기회를 줄 수 있지만, 배우자에게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의지가 없다면 이혼하는 것이 좋다.


경제적인 능력이 없다면 이혼을 하기 전에 서서히 경제적 독립을 할 준비를 하거나, 이혼을 죽어도 못하겠다면 배우자가 아니라 룸메이트와 산다고 생각하고 바람을 피우는 대신 생활비를 받아서 산다고 편하게 생각해야 괴롭지 않다.


 


셋째, 이혼을 하기로 했다면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혼을 하면 돈을 벌지 않고 애만 키웠던 부인의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막막할 수 있고, 돈만 벌었던 남편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이혼 후에 아이도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받으리라는 것을 예상해야 한다. 경제적인 문제나 양육 문제 때문에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기거나, 심리적인 타격을 받은 자녀가 빗나가더라도 그것을 아이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이혼을 하면 다 해결될 것 같지만 또 다른 어려움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결심이 선 이후에 이혼을 하는 것이 좋고, 이혼을 한 후에 전 배우자에게 미련을 갖는 것만큼 미련한 것은 없다.








마음 같아서는 이혼을 하고 싶지만 이혼을 하고 나서 이만한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이성이 나의 배우자 주변에 있다고 하더라도 가장 많은 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결국 나이고, 이혼을 하지 않는 이상 나머지 사람은 결국 그러다 떨어져 나갈 수 있는 관계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막상 연애를 하거나 살아 보면 서로가 싫어질 여지가 다분하다). 그리고 배우자와 관계를 이어나가는데 있어서 스스로가 너무 힘들거나 손해를 본다면 이혼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음도 잊지 말자.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매거진의 이전글 동거와 결혼의 차이점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