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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Feb 09. 2023

시간이란 무엇일까?

시간에 대한 철학자나 물리학자의 설명을 듣고 있자면 시간을 더욱 알 수 없게 된다(1).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시간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이다.   

  


시간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시간을 의식할 수 있는 것은 움직임과 변화이다. 움직임과 변화가 없다면 시간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면 전통적인 시간의 개념에서 ‘과거-현재-미래’란 무엇일까. 과거란 움직임과 변화가 있기 전, 현재란 움직임과 변화의 찰나, 미래란 움직임과 변화가 있은 후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면 시간이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은 시간 안에서 한정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시간의 가장 큰 의미는 인간 존재의 ‘생성과 움직임과 소멸’에 있다. ‘생성-움직임-소멸’은 가장 큰 의미의 ‘과거-현재-미래’이며, ‘태어남-실재-죽음’과 같은 말이다(2). 그런데 문제는 인간에게 자신의 탄생은 과거의 기준점으로 확고하게 남아 있지만 죽음은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 놓이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인간이 ‘과거-현재’는 일직선으로 파악하기 쉽지만 미래는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에 현재 다음으로 놓지 못하고 현재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있다(3).     


신생아는 과거와 미래, 즉 탄생과 죽음에 대한 개념이 흐릿하다. 두뇌가 그것을 기억하고 상상할 만큼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치매에 걸린 노인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기억과 미래에 대한 상상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4). 즉, 두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의 인간에게 시간이란 현재와 거의 같은 개념이다.   

   

결국 시간이라는 것은 현재가 가장 중요하고, 과거나 미래는 부수적인 것이다(5). 과거의 사건이나 미래에 대한 생각은 인간의 고차원적인 바탕에서 만들어진 상념이다. 물론 그 상념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상처는 현재에도 영향을 주고 미래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미래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현재 나는 그 미래를 위해 준비한다. 나의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의 현재였고, 현재는 현재며, 미래는 미래의 현재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현재만이 의미가 있을 뿐이다. 미래를 사는 것 또한 현재를 사는 것이고, 과거를 사는 것 또한 현재를 사는 것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시간은 현재의 움직임과 변화에 국한되며, 지금 나의 움직임이나 변화만이 인간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1) 시간은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2) 과거-현재-미래의 방향은 원래 일직선에 놓일 수 없지만, 태어남-실재-죽음의 개념을 쉽게 상상하기 위한 두뇌의 작용 때문에 일직선에 놓여 있다.

(3) 여기에서부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발생한다. 죽음은 현재에 머무르려는 인간의 경향을 파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존재하지 않는 사건이지만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 그것이 인간이 죽음을 생각하는 본질이다.

(4) 그 현재라는 것도 매우 불안정한 기반에 놓인 찰나이기 때문에 현재에 머무르면서도 불안하여 어딘가로 계속 회귀하려는 감정에 휩싸인다.

(5) 때로는 그 부수적인 것이 중요한 것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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