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보는 너를 문제라 말하는 너에게
그거 아니? 선생님도 눈치를 많이 봐. 잔뜩 신경을 쓰느라 하루가 피곤할 지경이란다. 그게 단점이라고 생각한 때도 많기도 많았는데, 오래 살아보니 사실 도움이 될 때도 있더라. 다행이지 않아?
선생님이 대학원에 다닐 때 교수님께서 수많은 질문을 던지셨는데, 그 중 하나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싫냐는 거였어. 곰곰히 생각해봤지. 사실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는 많이 생각해봐도 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할 일은 별로 없잖아. 꽤 긴 고민 끝에 이렇게 적었어.
무례하게 행동하고는 솔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사실 선생님도 눈치 안보는 사람은 싫어하더라고. 무례하다는 건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자기 마음에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는 거니까. 그건 솔직함과는 완전히 다른 범주인데, 솔직함으로 합리화하려는 게 싫었나봐.
그런 의미에서 우리 언어를 좀 바꿔보자. '눈치보는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는 사람'으로. 어때? 사실은 같은 의미인데 단점이 금세 장점이 되는 것 같지 않아?
맞아. 넌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헤아리는 장점을 가진 사람이야.
다만, 그 장점이 널 괴롭히지 않을 정도로 조절하며 살아가면 되는 거지. 사실 그 조절이 쉽지만은 않을 거야. 너무 뻔해서 미안할 정도지만, 너의 노력이 많이-꽤 많이 필요해. 다른 사람의 마음은 헤아리되 너의 존재는 해치지 말 것.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용기를 갖출 것. 진짜 하고 싶은 건 시도해볼 것.
쉽지 않겠지만, 어려우면 또 찾아오렴. 해결해줄 순 없지만 함께 고민해줄 순 있으니.
널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