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 대신 긍정
피울 때가 있고 질 때가 있는 자연에 새삼 감탄하는 요즘.
그 것이 섭리임을 알고 자연스레 인정하는 생물들의 총체가 자연이려나. 자연스러움에 저항하지 않고, 내가 질 때 피어난 다른 꽃을 샘내지 않고, 져야하는 때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 버티지 않고, 피지 않은 삶도 내 삶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껴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에게만큼은 쉽지 않다는 걸 자연은 알까.
자연과 멀리서 살아온 사이, 나는 그만 내 속도와 리듬을 잊은 것 같다. 늘 피어있지 않아도 된다고, 나도 수많은 꽃이나 별이나 열매나 잎이나 처럼 그 어느 하나로 사는 거라고, 도닥여주고 싶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꽃은 피었다 지고 졌다 핀다. 예쁘다 아름답다는 그 흔한 말 한 번 듣지 못한 꽃이 사실은 더 많겠지.
그럼에도 피어나는 그 일이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를 나는 몰랐다.
20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