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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만다 Nov 04. 2015

영세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소비자나 영세한 가맹점이나 모두 불편한 상황에 마주하게 하는 신용카드. 그 신용카드 수수료가 3년 만에 큰 폭으로 인하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12년 ‘신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도입됐을 때 “금리 변화 등의 시장 상황을 반영해 3년 주기로 적격비용을 재산정한다”는 단서가 붙은 바 있다. 


표 |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내년 1월 말부터 시행            



적격비용은 신용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의미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원가 정도라고 보면 된다. 적격비용에는 일반적으로 5가지 항목이 포함돼 있다.


1. 자금조달비용(이자)

2. 위험관리비용(대손비용)

3. 거래승인, 매입정산비(VAN 수수료)

4. 마케팅비

5. 일반관리비


자금조달비용은 회사채를 끌어다 카드사가 가맹점에 먼저 카드값을 지불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1개월 정도의 금융 비용(이자)을 가맹점 수수료에 반영하게 된다. 특히 1번과 3번은 수수료(이자)에 따라 카드사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 탄력성이 커지게 된다. 그러나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2.75->1.5%), 대형 가맹점에 대한 리베이트가 금지되면서 1번과 3번에 해당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나선 것이다.


표 | 영세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절감 효과


영세가맹점은 이를 환영하는 눈치다. 고정적인 비용(임대료, 관리비 등)은 나가는 상황에서 매출은 늘지 않고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는 어쨌든 가맹점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


정부는 카드사가 각종 정책의 보호를 오랫동안 받아왔으며, 저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완화됐다는 점을 들어 카드사가 수수료 인하에 따르는 매출 감소 정도는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카드사는 매출액에 큰 타격이 생길 것이라며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매출액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고객 혜택을 축소하고, 고리대출을 확대할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 2002년과 같은 카드사 부실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어쨌든 카드 수수료율은 낮추는 것이 맞지만, 정부가 자유 시장에 개입해서 될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삼성 페이 등 모바일 결제 시장이 커지고, 카드사도 이에 대비하기 위해 경쟁 체제로 바뀌고 있기에 수수료율 인하는 기다리면 되는 문제였다. 한편,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여당의 금융 포퓰리즘이라는 시각도 있으며, 카드사-가맹점 간의 제로섬게임에 소비자의 ‘등’만 터진다는 우려도 있다. 어쨌든 정부의 무리한 개입으로 소비자에게 여러모로 악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대안은 결국 하나인 것 같다. 5만 원 이하 소액 결제에 대해서는 신용카드보다는 현금영수증을 사용하도록 하는 혜택을 내세우는 것이다. 현금다발을 늘 수중에 안고 있을 수는 없으니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고, 다만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결제를 유도할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대신 영세업자들은 현금영수증 발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는 있다. 신용카드도, 현금영수증도 싫다는 논리는 매출액이 ‘잡히는’ 것을 꺼리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높은 수수료율’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라면 현금영수증 제도를 지금보다 더 강화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다. 물론 카드사는 예외다.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보다 신용카드보다는 현금영수증을 강조하는 문화가 오히려 카드사에는 더 큰 손실을 안길 수 있다. 수수료율을 낮춘다는 정부의 기조에 순순히 따르면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이 더 현명한 대안일 수도 있다. 1번과 3번 이외에 적격비용을 낮추는 또 다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참고기사

매경 | 카드수수료 인하, 금융까지 `포퓰리즘`에 춤출텐가  

문화 | 신용카드 수수료率 인하, 방법도 시기도 문제 있다 

서경 | 카드 수수료 인하 이슈 총선 때마다 불거져서야  

세계 | 카드수수료 인하, 상생 경제의 길잡이 되기를  

연합 | 카드 수수료 인하로 고객 혜택 축소돼선 안 된다  

조선 | 영세 사업자에 '신용카드 안 받을 자유' 허용할 때  

중앙 | 카드수수료에 개입한 당정, 총선용 선심 정책 아닌가  

파이낸셜 | 카드 수수료 인하, 정치권이 또 개입하나  

한국 | 카드 수수료 인하 맞춰 은행 가산금리도 점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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