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323. 변동불거(變動不居)

'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by 사마리아인


0123.


변동불거(變動不居).
2025년 을사년 한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꼽힌 단어다.

‘변할 변(變)’, ‘움직일 동(動)’, ‘아닐 불(不)’, ‘살 거(居)’. '천지 만물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한다'는 우주의 섭리를 담은 문장이다.

하긴 지난해 말 초유의 계엄령 선포사태 이후 연이어 이어진 대통령 탄핵, 정권 교체, 계엄과 내란을 둘러싼 재판 공방. 바닥을 찍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끝을 모르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코스피지수, AI의 등장과 함께 급변하는 사회 상황까지.. 참으로 긴박하게 돌아갔던 한 해를 잘 반영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역(周易)'에 등장하는 이 말은 ‘변하고 바뀌어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어제는 ‘정답’이었던 것이 오늘은 ‘오답’이 되고, 작년에 공들여 기획해 크게 성공을 거두었던 ‘베스트셀러’가 불과 다음 해 먼지 쌓인 ‘재고’로 전락하는 모습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하는 요즘이다.

현재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시장(Market)은 그야말로 변동불거의 총체다.

과거 그 어느 시기보다 빠르게 변하고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다.


기획 초짜 시절에는 이 ‘변화’가 두려웠다.

열심히 세운 타임스케줄이 어그러지고, 공들인 기획안이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무용지물이 될 때마다 시장을 원망하곤 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는 기획자가 컨트롤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 즉, ‘시장의 변화’를 상수로 두지 않은 기획안은 이미 시작부터 성공가능성이 희박한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로(渋谷駅前交差点)에서 마주했던 수많은 인파처럼, 세상은 각자의 방향으로 쉼 없이 쏟아져 나오고 충돌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다. 기획자의 역할은 그 변화를 멈춰 세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변화의 파도 위에서 서핑보드 한 장에 몸을 싣고 변화무쌍한 파도를 즐기는 서퍼(Surfer)처럼, 흐름을 읽고 그 위에 올라타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적어도 요즘 같은 시대에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지혜는 더 촘촘한 계획을 세우는 데만 있지 않다. 오히려 변화를 견딜 수 있는 태도를 준비하는 것, 그것이 더 본질적인 준비일지 모르겠다.

고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머물러 있는 것은 도태될 뿐이다.

그렇기에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기획(企劃) 또한 생동(生動)하며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새해가 되고 1월도 어느덧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역시나 시간의 흐름은 자비가 없다.

2월을 맞이하는 길목에서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변화의 흐름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변화를 기꺼이 즐기며 다음 기획을 준비하고 있는가?'




'가장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도, 가장 지적인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찰스 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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