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525. 시간(時間,Time)

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by 사마리아인

0125.


'하루'라는 시간 속에도 춘하추동(春夏秋冬) 4계절이 들어 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아침 5시부터 9시까지가 "봄",

9시부터 13시 까지는 "여름",

13시부터 17시 까지는 "가을",

17시부터 21시 까지는 "겨울"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하루라는 시간의 흐름을 4계절 특유의 느낌과 연관시킨 꽤나 괜찮은 은유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의 단위를 생각하면 '계절 → 한 달 → 절기 → 한주 → 하루' 순서의 범주를 떠올리는 것이 당연한 듯싶은데, 누군지는 몰라도 하루 안에 1년이란 시간을 담은 그 관찰력이 놀랍다. 역시 어느 시대건 '통찰의 달인'들은 존재하는구나 싶다.



똑같이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4계절. 즉 1년처럼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본다. 1년이면 자그마치 365년을 사는 셈이니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사실 이게 아주 불가능한 얘기만은 아닌 게, 시간은 원래 상대적인 개념이다. 과학의 할아버지 아인슈타인이 증명하지 않았는가.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밀러 행성에서의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는 설정은 상대성이론의 '시간지연(General Relativity)' 개념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다.

굳이 과학적 근거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우리는 시간의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안다. 재미있는 일을 할 때는 시간이 훌쩍 지나있고, 지겹고 힘든 일을 할 때면 시간이 지독히도 느리게 간다. 그리고 재미있는 일과 지루한 일은 사람마다 다르다.

즉, 모두에게 똑 같이 주어진 시간이지만, 우리는 각자 서로 다른 속도로 가는 시계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시간에는 세 가지 속성이 있다.

1.일방향성 및 직선성(Unidirectionality/Linearity)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한 방향으로만 흐르며, 한번 지나가면 결코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은 누구나 한 번쯤 '타임머신'을 꿈꾼다.

2. 연속성 (Continuity)

시간은 끊기지 않고 쉼 없이 흐르며,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순간으로 작용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 단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사건과 변화가 발생한다.

3. 상대성 (Relativity)

물리적 시간은 일정하게 흐른다. 반면 심리적 시간은 재미있는 일을 할 때는 빠르고 지루할 때는 느리게 느껴지는 가변성을 가진다.

같은 시간에 두 가지 일을 하지 못하는 상대성도 존재한다.


그럼 기획의 관점에서 '시간'이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적어도 기획자에게 시간은 단순한 물리적 흐름이 아니다. 그것은 관리해야 할 ‘자원’이자, 설득해야 할 ‘논리’이며, 끝내 증명해야 할 '결과'다.

첫째, 과거(過去)는 ‘데이터(Data)’다.

기획의 시작은 과거의 흔적들을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기획의 시선은 항상 미래를 향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과거를 망각하거나 무시하는 기획자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쉽다. 정제된 과거의 기록들과 경험들은 현재의 의사결정을 지탱해 주는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되기도 한다.

둘째, 현재(現在)는 ‘타이밍(Timing)’이다.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적기(適期)’를 놓치면 한낱 종이 뭉치에 불과하다. 기획자는 타이밍을 본능적으로 읽어내는 감각이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내리는 결정이 시장의 흐름과 맞닿아 있는지 확인하는 감각. 그것이 바로 숙련된 MD들이 말하는 ‘감(感)’의 실체일지도 모르겠다.

셋째, 미래(未來)는 ‘시나리오(Scenario)’다.

기획(Planning)의 ‘ing’는 현재진행형이지만, 그 시선은 미래의 어느 지점을 향해있어야 한다. 이때 성공이라는 목표지점까지 정교하게 그려진 시나리오는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


맞다. 기획자는 이 세 가지 시간을 동시에 사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과거를 복기(復記)하고, 현재를 사수(死守)하며, 미래를 선점(先占)하기 위해 살아간다.

때문에 기획자의 시계는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빠르고, 조금 더 밀도 있게 흐른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소모’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축적’이 된다.




'시간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은, 인생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이다.'

-헤시오도스-




작가의 이전글012323. 변동불거(變動不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