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404. 츠타야

'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by 사마리아인

0104.


'도쿄는 서울과 너무 닮아서 볼 게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도쿄는 서울과 닮은 듯 전혀 다른 도시다.


도쿄와 서울의 차이를 결정 짓는 첫 번째 요소는 '꼼꼼함'이다.

고층빌딩과 네온사인, 복잡함으로 대변되는 대도시의 느낌만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그 도시를 형성해 온 시간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일까?

그 밀도와 디테일은 사뭇 다른 느낌이다.


두 번째 요소는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이다.

'와(和)'로 대변되는 일본의 '장인(匠人)' 문화 때문일까?

일본인들은 작은 것 하나하나에 큰 공을 들인다.

이렇게 한땀한땀 자잘한 부분들이 모여 세밀한 인사이트를 만든다.

때문에 어떤 이들은 지나친 일본인들의 디테일에 대한 과한 집착이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그 과잉이 오히려

서울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새로운 방향성과 인사이트를 얻게 해주는 계기가 되곤 한다.


명품거리로 대변되는 긴자.

휘양찬란한 명품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건물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이 지역의 대표 핫플레이스 '긴자식스(GinzaSix)'

개인적으로 명품거리 긴자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꼽으라면,

12층 건물을 통채로 각종 문구로 가득채운 문구점 '이토야'

그리고 럭셔리 쇼핑몰 긴자식스 안에 위치한 서점 '츠타야'다.

얼핏 루이비통, 샤넬 같은 화려한 명품거리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문구와 책'이라는 아이템을 가지고도 화려한 명품들 사이에서

'전혀 꿀리지 않고 화려하게 빛날 수 있구나'라는 경험을 선사하는 반전 매력의 주인공이랄까?


아늑한 긴자식스 츠타야 서점의 내부 분위기는 화려한 명품숍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공간의 아늑함을 표현하기 위해 책을 활용했지만, 그 쓰임새가 좀 다르다.

책을 구성하는 요소 '지식'이 아닌 책의 물성 '종이'에 집중했다.

표지도 없는 새하얀 책을 천정까지 웅장하게 진열한 후

조명을 책에 직접 비추어 반사되는 모습이

마치 책 자체가 빛이 나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여타 서점들이 밝은 주광색 조명을 사용하는데 반해

츠타야의 따듯한 조명은 고급 카페에 온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서점이지만, 중간 중간 예술품들과 그림들이 전시된 공간도 있어

이곳이 서점인지, 갤러리인지 헷갈린다.

공간 자체가 예술적이다보니 머무는 시간이 즐겁고,

진열된 책 표지들마저 예술품으로 보여질 지경이다.

서점 내부에 위치한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화룡점정이다.

책이 있는 아늑하고 따듯한 공간에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향과 휴식 공간.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환장할만한 조합이다.

마치 화려한 명품거리 속 오아시스 같은 느낌이랄까?


'책이 있는 공간도 이렇게 아름다울 있구나'

창고 같은 내 서재와 대비되어 씁쓸함마저 밀려온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서재를 꾸밀 때 '츠타야'처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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