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비즈니스 인사이트로 바꾸는 매일의 기록'
0218.
요즘 AI가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걸 실감한다. 어딜 가도 AI라는 단어가 빠지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다. 최근 기업 교육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 또한 'AI'다. 하지만 교육프로그램 주제를 알고 나면 다소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주로 '프롬프트 활용법' 같은 것들이 주를 이룬다. 적어도 업무 영역에서만큼은 여전히 AI 적용이 쉽지 않구나 라는 걸 실감한다. 아무래도 업무라는 영역에서는 단순 '검색'이나 간단한 '결과 도출'보다는 '업무자동화'라는 영역이 중요할 텐데, 상당한 숙련자가 아니고서는 기획 의도에 딱 맞는 결과값을 도출하기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업무용 결과물들은 정보의 신뢰성과 고퀄리티를 요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정도 결과물 도출을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사전 작업과 후처리 작업은 필수다. AI 적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AI'가 아니라 '진짜로 일해주는 AI'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일하는 AI'의 본격적인 등장에 불씨를 지핀 한 기업이 있다. '앤트로픽(Anthropic)'이다.
'챗GPT'의 오픈AI, '제미나이'의 구글의 양강 구도 속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앤트로픽이 최근 세상에 내놓은 기술들은 소프트웨어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렇게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일까?
1. 강력한 '코딩' 성능
클로드(Claude) 3.5 소네트는 GPT-4o를 능가하는 벤치마크 성능을 보여주며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코딩과 복잡한 추론 작업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다.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는 개발자가 AI를 사용하여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을 넘어, AI가 스스로 소프트웨어 개발 전 과정을 처리하는 '에이전트(Agent)' 기능을 제공한다.
2. '컴퓨터 사용(Computer Use)' 기술
최근 앤트로픽이 공개한 시연 영상을 보면 AI가 단순 챗봇 형태를 벗어나, 마치 사람처럼 컴퓨터 화면을 보고, 클릭도 하고,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조작하는 등 마치 사람이 특정 작업을 차례대로 수행하는 것과 같은 '컴퓨터 사용'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법률, 재무, 데이터 분석 등 실무적인 업무를 스스로 실행하는 '워크플로우 자동화'에 있어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일종의 '생태계 파괴자'로서 기존의 B2B기반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3. 안전성 중시 경향
앤트로픽은 '안전한 AI'를 모토로 내세우며, '헌법 AI'라는 기술을 통해 AI가 스스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학습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경쟁사인 '오픈AI'와는 달리 규제와 안전장치 강화를 지지하며, AI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택한다. 이 같은 가치는 보안문제와 신뢰성이 중요한 기업체 및 정부라는 고객의 지지를 얻고 있다.
4.전문가에게 오히려 적합한 AI
앤트로픽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B2B 시장에서 나온다. 기업체라는 고객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구글, 아마존 등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이미 기업 가치만 3,000억 달러(약 42조 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급성장 중이다.
앤트로픽은 단순한 AI기업이 아니라 기존의 전통 소프트웨어 시장을 뒤흔드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평가가 많다.
1.소프트웨어 왕국의 위기 : 'AI가 기존 시장을 집어삼킬 것이다'
유럽 최대 테크 기업 SAP의 시총이 11개월 만에 약 187조 원($130B) 증발하는가 하면, 세일즈포스, 어도비 등 전통적 SaaS 강자들 역시 주식시장에서 고전 중이다. 최근 '클라르나(Klarna)'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클라르나(Klarna)는 스웨덴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핀테크 기업으로 AI 코딩 도구로 자체 시스템을 내제화하는 데 성공하며 기존에 사용했던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등 1,200개의 구독 서비스를 해지했다.
2.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 흔들리는 전략적 위기
SaaS(구독형 소프트웨어)는 '직원 수당 구독료'를 받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지난 10년 간 전성기를 누려 왔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더 이상 유저 수 기반의 매출 구조는 설 곳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구독 모델(Per-Seat Pricing)의 종말이다.
3.성과와 효율 중심의 수익 모델로의 변화
이제 소프트웨어는 그 자체로 가치를 갖기 어렵다. AI가 코딩을 대체하면서 소프트웨어 제작 비용이 '제로(0)'에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지능(Intelligence)'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서비스화하느냐가 핵심이 되어가고 있다. 단순 구독료 중심에서 성과 중심 모델로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바야흐로 이젠 고객사가 스스로 AI를 활용해 직접 소프트웨어 툴을 만들 수 있는 시대다. 고객사가 직접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압도적인 성능이나 교체 불가능한 데이터 연동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말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다.
기존 AI가 질문에 답을 하는 수준(Chatbot)이었다면,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는 사람이 하는 업무 과정을 그대로 따라 하는 '에이전트형 AI'로 진화했다. 자료 찾기, 분석, 보고서 작성, 저장까지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AI가 스스로 처리한다. 이는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가상의 디지털 직원'의 등장을 의미한다.
이건 단순히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위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유 없이 단순히 시키는 업무만 잘하는 '사람 직원(Human)'의 종말을 암시한다. AI를 전략적으로 통합하지 못한 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되 듯,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직원 역시 도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른바 기업들의 직원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뜻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스스로에게 질문해 봤으면 좋겠다.
'AI에 의해 대체될 것인가, AI를 담는 그릇이 될 것인가'
어쩌면 본격적인 생존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