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아름답다.
1.
나는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온전하다.
나의 행동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나의 행동엔 온전함이 스며있다.
때때로 멈춰 있는 나는
온전함을 망각하곤 한다.
온전함은 행동을 좋아한다.
완벽한 행동이 아니라도 좋다.
실수와 부끄러움이 따라오더라도
나의 온전함은 행동으로 기뻐한다.
2.
당신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아름답다
완벽함 따위에 박수치기 보단
온전함에 보내는 위로와 격려가 좋더라
부끄러워도 당당하게 시도해보고
두려워도 한걸음 더 나아가보고
부족함을 느껴도 나눌 줄 아는 당신이
완벽하진 않지만 함께 하긴 좋더라
3.
온전함은
행동하게 하며
고마움을 드러내고
서로에게 기댈 여백을 선물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니 우리의 온전함이
삶과 함께 춤추도록
허락해보자
다시
2018. 2. 3. 질문술사
_ 질문을 걸어오는 시집 [박씨전]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깐 졸다가 내려야 할 역을 또 지나쳤다. 가끔 사람들 앞에서서 잘난 척, 어른인척 가면놀이를 하곤 하지만, 난 그냥 공부하길 좋아하는 동네 아저씨일 뿐이다. 내려야 할 때 내리지 못하고,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하는 것은 내 오랜 어리숙함 중 하나다.
빛을 추구하는 모든 존재는 그림자를 경험할 수 밖에 없다. 내게도 당연히 들여다봐야 할 수많은 그림자들이 있다. 예전엔 그림자를 못 본채 했다. 지금도 보지 못하는 그림자가 많겠지만, 그래도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와 조금은 화해를 하고, 동행하는 친구로 반갑게 인사 나누곤 한다.
내 그림자는 완벽하지 않는 내 삶의 증거이며, 내 그림자는 내 온전함의 일부이다.
완벽함 vs 온전함
아내는 내가 요즘 끄적인 ‘박씨전’ 중에서, 이 시가 가장 좋았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완벽하지 않은 남편이란 걸 누구보다 나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다. 내가 살아가며 조금씩 온전해지는 것은, 내 그림자들을 조금이나마 포용할 수 있게된 것은, 온전히 ‘마느님’ 덕분이다.
붓글씨를 한번도 배워본 적 없는 내가 붓펜을 들고 끄적거리는 짓을 일삼거나, 시시한 글을 끄적이고나서 시라고 우기는 내 자신이 나는 그리 부끄럽지 않다. 내 글도, 시도, 삶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나의 이런 끄적거림이 나를 보다 온전하게 해 주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다.
나는 완벽하지않다.
그러나 온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