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벗인 탐욕과 무지와 분노에게 묻다
나는 나의 탐욕스러움을 부끄러워한다.
나는 나의 어리석음에 늘 불안해한다.
나는 나의 노여움에 종종 죄책감을 느낀다.
탐욕은 나의 가난한 마음의 벗이고
무지는 나의 오만한 마음의 벗이고
분노는 나의 미숙한 마음의 벗이다.
가난하고, 오만하고, 미숙한 나를
그저 수용해주고, 다독여주고, 껴안아 주는
나의 아내와 스승들과 벗님들과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빚을 지고 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
부족한게 온전하다 여기며
불안한게 자연스럽다 여기며
질문을 걸어오는 시집 #박씨전 #탐진치
2018. 8. 2. 질문술사 끄적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_ 나짐 히크메트
무엇을 써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아직도 어른으로 살아가는 법을 모르겠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시시한 시들을 끄적여본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은 지구를 여행중인 우주인에겐 축복이겠지.
시집을 내고 싶다는 욕심, 마흔이 되어서도 어른됨을 모른다는 무지, 모순된 나에 대한 죄책감은 모두 나와 여정을 함께하는 ‘질문하는 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