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봄 Dec 07. 2015

직원성과평가 _ 꼭 해야 하는가?

리더의 성장을 위한 7가지 피드백 질문

남들이 뭐라고 말할까?

이런 생각을 늘 하는 사람은 이미 남의 시선의 노예일 뿐이다. 노예는 항상 주인의 눈치를 살피고 주인의 명령대로 해야 한다. 자기가 싫어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유가 없어서 불행하다.

_ 쇼펜하우어 [인생론]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직원들의 성과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사와 관련한 중요한 의사결정과 성과에 대한 보상을 결정하는 시기입니다. 조직의 성공과 성장에 주된 책임을 맡은 리더로서 여러분 역시 이 일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을 것입니다.




질문술사로서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년말이 직원들의 인사평가 업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됩니다. 리더의 입장에서 기존의 인사평가제도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질문해 보게됩니다. 리더인 여러분과 함께 년말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기 위해 나누고 싶은 질문들을 몇가지 정리해 봤습니다.


Q. 직원성과평가 왜 하는가?

모든 팀의 리더는 각 팀이 고객과 조직에 어떤 공헌을 해야 하는지 묻고, 이에 답할 책임을 지게 됩니다. 성과평과 제도는 이러한 책임이 제도화된 시스템입니다.


아다시피 저는 인사담당자(HR)로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신생기업이여서 큰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10여년 전 근무하던 회사에 '직원들의 성과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런 큰 프로젝트를 진행한 제 자신에게 꽤 자부심도 갖게 되었고, HR 담당자로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저는 이 일이 제가 실행한 일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이 아니였을까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저는 직원성과평가가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에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역기능이 더 큰 것이 아닐까 의문을 품게 됩니다. 

많은 직원들과 협력해 조직의 성장과 성과창출에 애쓰고 있는 리더인 당신에게 다시 묻습니다.

Q. 성과평가는 직원들의 자부심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인사고과 과정을 통해 의욕 넘치고 행복한 직원들이 사기가 저하되는 광경을 자주 목도하였다. 인사고과를 통해 성과는 개선되지 않으며 오히려 역효과가 유발된다. 게다가 인사고과 과정은 사람들을 위축시킨다.

진정한 성과 개선은 매일의 상호작용에서 지속적으로 코칭과 피드백을 줄 때에 가능한 것이다. 상사와 부하 직원들 간의 의사소통이야말로 성과 개선을 위한 길이다.

_ 카렐 펠란 [현직 컨설턴트의 고백 : 제가 당신의 회사를 망쳤습니다.]

대다수의 성과평과는 상대평가로 이루어집니다. 조직 구성원의 상위 5%이내의 '최우수' 등급을 받은 이들을 제외한다면, 다른 이들은 평가 후에 씁쓸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모 외국계 회사의 조사결과 통상 두번재 평가등급인 "우수함"의 등급을 받은 직원들의 70%정도도 평가 후에 자부심이 하락되고 근로의욕이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는 보고를 하고 있습니다.


갭, 어도비 시스템즈,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같은 기업들은 이런 등급이 협력을 방해하고 직원들의 불안을 부추긴다는 경영의 판단으로 등급 제도를 폐지했다고 알려졌으며 등급 위주의 성과 평가 제도를 폐기하거나 다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성과평가 시스템의 열렬한 신봉자이자 전도사였던 GE마져 이 제도는 폐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다수의 직원들의 자부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운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기업이 현재 대다수입니다. 인사제도 자체의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없는 리더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더인 여러분에게 성과평가 외에 연말을 아름답게 마무리 할 두가지 활동을 제안드립니다.  이 활동들은 리더로서의 당신을 성장시키고, 당신 팀의 결속을 더욱 증진시켜 줄 것입니다.



1. 자부심을 높이기 위한 팀이 공헌한 바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 갖기


년말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팀원들에 대한 '성과평가'일가요? 진정 집중해야 할 일은 팀원들에 대한 리더의 평가가 아니라 팀원들이 자신의 1년을 돌아볼 수 있게하는 성찰과 피드백의 기회입니다.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평가가 배움에 대한 열정을 꺾듯, 인사평가는 고객과 회사에 공헌하고 싶어하는 직원들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누가 어떤 평가등급을 받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기 전에 "우리 팀은 전체 조직의 미션달성에 어떤 공헌을 했고, 구체적으로 기여한 바가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자부심을 높이기는 쉽다. 좋은 일을 하고 그저 좋은 일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된다. _ John Roger


바쁘게 지내온 일년을 돌아보며, 함께 이룩한 결과를, 서로 기여한 바에 대한 긍정적 인정의 시간을 갖는 것은, 리더가 노력하지 않는한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반나절이라도 시간을 내어 팀원 모두가 함께 모여, 1년간 우리가 자부심을 느낄만한 일들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주신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 같나요? 당신의 결단과 실천이 필요한 질문입니다. 팀원들과 함께 다음의 세가지 질문에 답해보는 시간을 갖길 권합니다.


지난 1년동안 우리가 공헌한 바는 무엇인가?
지난 1년동안 아쉬움이 남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 1년을 통해 우리가 배우고 깨닫게 된 교훈은 무엇인가?


우리는 모두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영혼은 그렇다.
_ 조지 버나드 쇼


서로 공헌한 바를 기억해주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일에 기울이는 시간은 분명 팀과 조직에 충분한 보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2. 팀원들로부터 리더로서 피드백을 받기


최근 대기업 부장님 한분이 년말모임에서 '내가 과연 직원들을 평가할 자격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년말의 평가는 리더에게도 분명 스트레스를 주는 업무입니다.


두번째 저의 제안은 팀원들로부터 '리더'인 당신을 위한 구체적 피드백을 요청하는 일입니다. 당신이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리더인 당신에게 안전하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줄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리더들을 코칭하는 일이 업인 저는 연말이 되면 리더들을 위한 피드백 세션을 갖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리더에 관한 생각과 조언을 모아, 리더에게 피드백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솔직하고 걸설적인 의견을 다음의 7가지 질문으로 이끌어 내곤 합니다.

Q1. (팀원인)내가 리더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Q2. 내가 리더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Q3. 리더가 내게 공헌해 준 것은 무엇인가?
Q4. 리더에 대해 내가 걱정/우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Q5. 리더에 대해 내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Q6. 지금 시기 우리 팀이 풀어가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Q7. 팔로워로서 내가 리더에게 서포트(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구성원들이 리더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에는, 제가 촉진자이자 전달자로서 의견을 모으고, 경청한 후, 중립적인 언어로 리더들에게 피드백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팀과 리더의 성장을 위해 꽤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더군요.


연말의 평가면담은 주로 하향식으로 이뤄지는데, 반대로 직원들의 리더에 대한 피드백은 너무도 부족하지요. 올해에는 팀원들의 피드백을 경청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어떤 질문에 대한 답, 어떤 피드백을 얻고 싶나요? 들을 준비가 되셨는지요?


피드백을 받을 준비가 된 사람만이 저는 피드백을 할 자격을 가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중요한 것을 측정하기 보다는 측정하는 것을 중시하는 어리석음에 쉽게 빠지게 됩니다.


사람들은 지표의 취약점을 알 수 있다. 때로는 이를 조작하기도 한다. 지표체계란 자동차의 대시보드와 같다. 길을 보지 않고 대시보드만 쳐다보면 사고가 난다.

_ 카렐 펠란 [현직 컨설턴트의 고백 : 제가 당신의 회사를 망쳤습니다.]


우리 팀이 협력해 일궈갈 의미있는 성과는 무엇인이요? 이에 대한 합의된 답도 없는데, 수많은 기업들이 연말만 되면 개인의 성과 평가에 1~2개월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인간을 구원할 유일한 것은 협력이다.
_ 버트런트 러셀


주어진 상황 속에서 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모든 리더들을 응원합니다.


2015. 12. 7.

질문술사 일원  

질문디자인연구소 www.QDLab.co.kr



1. 참고도서 : 카렐 펠란 [현직 컨설턴트의 고백 : 제가 당신의 회사를 망쳤습니다.]

2. 참고기사 : 직원 성과등급, 사기 저하에도 없애긴 힘들어 By Rachel Feintzeig

3. 함께 읽어보면 좋은 글 : 동기부여의 딜레마 _ 우리는 왜 동기부여되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사내 혁신가들에게 묻는 질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