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다시 시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삼봄 Nov 20. 2018

11월 마지막 날, 나의 장례식

오직 일년의 삶만이 허락된 나

"과거를 마무리 짓는 것은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당신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_ 데비 포브




11월 마지막 날, 나의 장례식


11월이 되면 나는 죽어간다네

오직 1년의 삶만이 허락된 나는

겨울이 다가오는 11월 마지막 날

죽음을 맞이할 운명이라네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갈

또 다른 나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떠나가 주어야 한다네



내 초라한 장례식장에 찾아와

그동안 고마웠다고 인사하는 벗도 있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벗도 있으나

뒤돌아보지도 않고 새롭게 태어나는

그를 맞이하기 위해 달려가는 벗도 있다네



나의 죽음을 귀하게 여기는

벗들 모두를 축복한다네

나의 죽음이 그의 자양분이 되도록

모든 것을 내어주고

나의 지난 어리석음과 잘못된 선택들이

그의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정리하고 떠나간다네



급하게 달려간 벗에겐

아직 사슬이 매달려 있으나

그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달려간다네



이렇게 나는 죽음을 맞이하고

벗들과 작별하며 떠나간다네


11월 마지막 날, 나의 장례식 (초고)



2018. 11. 20 질문술사

죽어가는 2018년, 오직 1년만 살아가는

나의 장례식장에서


삶이 1년만 허락된다면,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시족(詩足)   : 1년만 산다

  지난  해를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해 조촐한 장례식을 치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끄적여봤습니다.  겨울, , 여름, 가을... 저는 가을의 마지막 , 11 30일을 공식적으로  해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곤 합니다. 12 1일부터 새해를 조금 일찍 시작해보는 것이지요.

 내게 허락된 삶이 오직 365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지 12 정도 되었습니다. 제겐 '하루살이'보다는 '한해살이' 조금  좋아보입니다. 1 후에도 삶이 계속될지   없지요. 1년만 살아간다면,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아니,  전에 한해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4년전 리타 테일러 샘과 함께 한 전기작업(biography) 수업 시간에 읽은 시. 2019년을 준비하며 다시 읽다.
#Birth #탄생

I was born of the shining of distant stars,
머나먼 별들의 반짝임 속에서 태어난 나,
I drew their beams with me from afar;
아득한 곳에서 나는 그 별빛을 가져왔네.  

 I was born of the gold of the radiant sun,
찬란한 태양의 금빛 속에서 태어난 나,
Of the light of the world ere the earth begun;
지구별이 시작되기 전 그 세상의 빛 속에서 .

Born I was of the silver eye
은빛 눈동자로 나는 태어났네
Of the guardian moon keeping watch on high;
높은 곳에서 지켜보며 보호해주는 달 아래서.

Born of the wild winds roaming free,
자유로이 방랑하는 거친 바람 속에서 태어났고,  
Born of the flames’ intensity;
강렬한 불꽃 속에서 태어났네.

Born of the wave that laps the shore
해변을 감싸 안는 파도 속에서 태어났고
And the rock that hides the glittering ore;
빛나는 광석을 품은 바위 속에서 태어났네.

Born I was from out of the whole,
전체로부터 태어난 나는
I bear the world within my soul.
내 영혼 속에 세상을 담고 있네.

               by Louis MacNeice
       l907 – l963   Irish poet and playwright
매거진의 이전글 발 밑에 숨은 그림자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