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늘 함께이나
발 밑에 숨은 그림자처럼
새까맣게 어두운 날
별이 묻지만
땅 위에 잠든 우리는
답하지 못하네
찬바람 불어오는 날
꽃이 물어와도
바쁘게 걸어가는 우리는
답할 새 없다네
매일 매일 매일 밤
달이 다가와 속삭이듯 물어도
떠드느라 정신없는 우리는
질문따윈 망각한지 오래라네
질문은 늘 함께이나
머무는 법을 잊어버린 인간에겐
발견되지 못한 채
발 밑 그림자에 숨어
그저 기다린다네
2018. 11. 19. 질문술사
질문이 숨은 곳을 다시묻다
시족(詩足) : 발 밑의 그림자
아침에 이성선님의 <사랑하는 별하나>를 옮겨적다가, ‘갈망하는 우리’가 문득 슬퍼졌다. 무얼 그리 찾아 헤매며 살고 있는 것일까? 발견하지 못했다고 없는 것은 아닐진대, 보이지 않는 것을 잃었다 착각하는 나와 너가 늘 안쓰럽다.
찾는 것이 무엇이든, 자신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을 테고, 토해내는 어설픈 예술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인간은 그림자 위에서 다시 피어나고, 빛을 다시 발하는 존재다. 그리고 그 그림자는 늘 발 밑에서 함께 걷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