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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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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Nov 28. 2018

오늘 하루는 누군가에겐

기도로 하루을 시작하다, 문득 부끄러워지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 하루는 누군가에겐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쓰기도 벅찬 날

이 악물고 버티고 버텨야 하는 힘든 날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볼 시간도 없이 바쁜 날



오늘 하루, 또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홀로남아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날

권태롭고 지루하고 참을 수 없이 재미없는 날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사이의 날



오늘 하루의 삶의 무게를


섣부른 조언이나 인생에 대한 찬가로 치장하기엔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너무도 많아

부끄러움을 마주하는 날


오늘 하루는 누군가에게 (초고)




오늘 아침 기도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 애쓰는 날보다

오늘 내가 살아있음을 무엇으로 표현하면 좋을지

상상하는 날이 되게 하소서


그저 주어진 일들을 바쁘게 처리하는 날보다

내가 행하는 이 일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

이 일에 나다움을 담아본다면

어떻게 다르게 해 볼 수 있는지

질문하는 날이 되게 하소서


그저 이 악물고 버티는 날보다

아프면 아프다 하고

힘들면 힘들다 하며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기 보다는

함께 하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 내미는 날 되게 하소서


오늘 아침 기도 (초고)


2019. 11. 28 질문술사

아침 기도를 끄적이다.....



시족(詩足)  : 부끄러움이 밀려오는 날이다

  아침부터 커피숍에서 차 한잔 마실 여유를 가진 반백수의 삶을 살다보니, 타인의 고통과 삶의 힘겨움에 대해 무지해지곤 한다. 그저 끄적여본 글들이 배부른 꼰대의 잔소리처럼 보여서 화들짝 놀란다.

  오늘도 기도하고 시를 쓰기엔 부끄러운 날이다.
브런치에 올린 시시한 시들을 모아, <다시, 묻다>란 제목으로 시집을 엮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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