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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Feb 06. 2019

천당보다 마당

천국과 지옥은 어디있는가?



천국과 지옥은 어디 있는가?


  한명의 인간 속엔 기나긴 시간이 축적되어 스며있다. 인간은 타자를 위해 공간을 만든다. 넓은 공간이든 좁은 공간이든, 닫힌 공간이든 열린 공간이든 그 공간을 만든 인간들이 공간 자체에 스며있다. 천국과 지옥은 하늘 위나, 땅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품 안에 있다. 리처드 로어 신부님의 글을 다시 읽다가 내가 만든 공간의 볼품없음을 부끄러워한다.





        천국으로   가는 법을 묻는 자 많지만

    이웃을 위한   천국을 세우는 자 드물다네

 지옥 타령하며   이웃을 겁박하는 자는

 자신의 언행이   이웃에게 지옥인줄 모른다네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고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강은 더러우니

    생명 가득한   이들로 떠들석한 곳에

           천국을   세우는 자도 있고

           천국을   지키는 자도 있다네



       천국은 늘   사람과 함께 옮겨 다닌다네

    하늘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과 함께

 대지의 사랑을   나누는 사람과 함께



              삶은   천국으로가는 여행도

        지옥으로   떨어지는 비극도 아니라네

           천국행   티켓을 얻기 위한 경쟁도

    지옥문 앞의   심판의 장도 아니라네



       ㄴㅐ 삶은   마당있는 집이길 바라네

       아직 어린   ㄴㅐ 가족이 뛰어 놀고

 반가운 벗들이   찾아와 만날 수 있고

 지친 이웃들이   잠시라도 쉬고 갈

    마당이 있는   집이였으면 한다네



              홀로   있을 때는 그저

              작은   마당을 청소하며

              텅빈   공간의 고요함을

           즐기고  싶다




내가 만든 삶은 
내 가족과 벗들과 이웃에게 천국인가?


  나의 좁은 세상에 사람들을 우겨넣거나, 문을 닫아걸고 배척하는 나를 보면, 우울해진다. 나이를 먹을수록 내 품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좁디 좁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문득 마당있는 집에서
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냥 문득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장난처럼 들리겠지만 ‘천당보다 마당’이 나는 더 좋다.



2019. 2. 6 질문술사

천국을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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