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한 현실과 비참한 초고를 마주할 수 있는가?
달콤한 유혹
ㄴㅐ 이름으로 책을 내자면
먼저 글을 글적여야 하는데
오늘도 글쓰긴 글러먹었다
글을 쓰려고 폼 잡고 앉으면
다른 모든 책들이 재밌고
얼굴도 모르는 독자들은 버려두고
페이스북 친구들 자랑질만 살핀다
새 책을 내보자는 출판사 대표의 유혹에
작가로 인정받았단 착각에 빠져들고
어떤 책을 쓰면 좋을까
어떤 주제와 형식으로 써볼까
수다만 부지런히 떨다가
글 한 줄 써보지 못하고
또 하루가 흐른다
책이란 달콤한 유혹
글쓰긴 비루한 현실
비참한 초고 마주하지 못해
새로운 책 내자는 허영으로
빠져들고 병들어 간다
2019.8.12
질문술사 시인박씨
책 쓰기의 유혹을 다시 묻다
’다음 책은 뭘 쓰지’라는
쓸데없는 질문에 머무르다가
화들짝 놀라다.
이미 써둔 글들도
마주하고 고쳐 쓰지 못하면서
새로운 책을 내겠다는 허영은
고치기 힘든 ㄴㅏ의 병이다
다음 책의 유혹을 #다시묻다
출판사 대표님과 편집장님들의 연락이 오면, 바로 답하지 못하고 미루고 또 미루며 도망치곤 한다. ‘아직 시집 편집/출간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고 변명하곤 하지만, 글쓰기가 서툰 나는 글 한편 쓰고나면 영혼이 탈탈 털리는 기분을 느끼고, 그렇게 쓴 글들도 쓰레기처럼 보이곤 한다.
남의 글을 읽는 것 보다, 내 글을 읽는 것이 더 고통스럽다. 때가 되면 다시 그 고통을 마주해야하겠지만, 계속 미뤄두고 싶은게 현재 나의 어린 마음이다.
이 와중에 책을 계속 출간하는 벗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과 시기하는 마음이 올라오는 걸 보니, 책을 계속 쓰긴 쓸 모양이다. 아직은 다음 책을 위한 글을 쓰진 못하고 계속 (시라고 주장하는) 시시한 낙서만 끄적이고 모아두고 있다.
#박코치는변명중
#다시묻다편집작업부터마무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