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ㅐ가 세균 덩어리처럼 혐오스러울 때
푸른 지구의 눈에는
인간이야 말로
세균 덩어리 일지도 모른다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지
걷잡기 어려운 병균처럼
사랑하는 이의 눈에
병균을 바라보는 듯한
분노와 멸시가 스며있고
그 눈동자 안에 있는 것이
세균 덩어리가 아니라
ㄴㅏ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지구의 삶에 그다지 도움되지
못하는 인간처럼 사랑하는 이의 삶에
고통과 아픔만 주고 있는 ㄴㅏ는
치유될 수 있는 존재인지 의문을 품다가
푸른 눈의 건강을 위해 사라지는 것이
옳은가를 어리석게 묻고 있다
푸른 눈물에 씻겨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 좋을까
눈물에 스며들어 묻고 또 물으며
눈병 같은 ㄴㅏ의 앞날을 묻고 있다
2019. 8. 19.
질문술사 시인박씨
눈병에 걸려 다시 묻다
지난 주 목요일 즈음 카페에서 일하다 왼쪽 눈이 가려워 긁었다. 저녁이 되니 흰자위가 빨개져, 다음날 안과에 갔다. 눈병이란다. 안약을 처방받았으나, 주말사이에 오른 쪽 눈까지 옮긴 듯 하다. 전염성이 있다고 하니 당분간 외출은 삼가고 약속한 일정들은 하나 둘 취소하고 있다. ㄴㅐ 스스로가 병균 같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지금은 그냥 전염성 강한 세균이 되어버렸다. 건강해지기 전까지 당분간 숨어살며 집 근처만 오고가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