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기다리다 지쳐서 또 운다
아내는 늘 외롭게 홀로 울고 있다
일하러 나간 남편을 기다리며 울고
집에 돌아와 잠만 자고 게으르게 누운
불한당 같은 남편을 바라보고 또 운다
홀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마주하고
고군분투하며 힘겨운 하루를 보내며 울고
학교에서 힘겹고 지루하게 지내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주지 못해 화가 나 다시 울고
이 모든 일들을 외롭게 홀로 감당하는 것이
너무나도 서럽게 느껴져서 눈물 없이 운다
울다 지쳐 비명을 질러 보기도 하고
조곤조곤 설명하며 설득해 보려 해도
자기 욕구 채우러 밖으로 돌아다니고
밖에서 인정받을 일만 하려 하는
아직도 어리디 어린 남편 땜에 운다
더 이상 이렇게 살아갈 수 없다고
이런 삶을 살고자 한 것이 아니라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비명을 삼키고
오늘도 아내는 홀로 앉아
소리도 없이 울고 또 운다
2019. 8. 18
질문술사 시인박씨
아내의 울음을 다시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