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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Sep 20. 2019

잘하고 있거나, 자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다섯 손가락 질문카드 + 질문노트 (1) 엄지 척 질문


자신을 대단치 않은 인간이라 폄하해서는 안 된다. 그 같은 생각은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옭아매려 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맨 먼저 자신을 존경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신을, 아직 아무런 실적도 이루지 못한 자신을 인간으로서 존경하는 것이다. 자신을 존경하면 악한 일은 결코 행하지 않는다. 인간으로서 손가락질당할 행동 따윈 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변화시키고 이상에 차츰 다가가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타인의 본보기가 되는 인간으로 완성되어 간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꿈을 이루는데 필요한 능력이 된다. 자신을 완성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스스로를 존경하라.

_ 니체 [권력에의 의지]


엄지 척 질문카드



1. 다섯 손가락 질문카드 1 _ 엄지 척

 

 서로의 성장을 북돋아주기 위한 질문을 고민하다가, '다섯 손가락 질문'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서로의 온기가 손가락의 터치를 통해 전해지길 바랍니다. 오늘은 다섯 손가락 질문 중 엄지손가락 질문(엄지 척 질문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을 소개합니다.


  제가 종종 방문하는 장소 중에 'HR아카데미'란 곳이 있습니다. 이수역 인근에 있는 교육/컨설팅 회사인데, 여기 교육장 창문에 이런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잘하고 있어,
자라고 있어.


  누군가를 격려하는 문장이고, 따뜻한 마음이 담긴 문장입니다. 종종 HR아카데미를 찾아갈 때마다, 그 글이 붙어있는 창가에 서서 한참 동안 바라보곤 합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나 리더가 이런 말을 진심을 담아 자주 이야기해 준다면 좋겠지요?


  리더들을 찾아가 경영과 리더십을 주제로 코칭하는 일이 저의 밥벌이다 보니, 이 문장을 포스트잇에 옮겨 적어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라고 권하곤 합니다. '잘하고 있다'라고 말해줘야 할 팀원이 있는지, 혹은 예전보다 성장하고 '자라고 있다'라고 구체적으로 격려하고 피드백을 주어야 할 팀원이 있는지 살펴보라는 미션과 함께요. 매일 한 명이라도 찾아가 엄지 손가락을 '척!' 들어 보이며 '잘하고 있어, 자라고 있어'라고 말해주길 요청했지요.


  그래서 '다섯 손가락 질문카드'를 만들면서 첫 질문으로 '잘하고 있거나 자라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를 선정해 봤습니다.

처음에는 두 장의 카드로 만들었다가, 한 장으로 통합했습니다.

 켄 블렌차드가 '피드백은 챔피언의 아침식사다'라고 말했다지요. 다른 모든 손가락 질문보다 엄지 척 질문을 자주 하고 답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나태주 시인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누구나 살기가 힘들다고 그럽니다. 내 보기엔 잘만 살고 있는데 잘 살지 못한다고들 한숨입니다.

_ 나태주 [죽기 전에 시 한 편 쓰고 싶다] 서문 중에서...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잘하고 있다'는 말 한마디에 너무 인색하게 살아가는 듯합니다. 남들에게도 그렇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더욱 엄격한 듯합니다. 많은 걸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거나, 남들보다 빨리 하는 것을 잘하는 것으로 종종 착각하곤 하지요. 남들과의 비교보다는 '자신의 속도'로 묵묵히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충분할 듯합니다.


  엄지 척 질문에 잠시 머물러 최근에 '잘했던 일들'과 성장하며 '자라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답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합니다. 스스로 잘한 것과 성장하고 있는 바를 기록해 본 이후에는, 이 질문을 통해 서로의 성장을 북돋아주고 싶은 동료와 팀원들에게도 물어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에게 잘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으며, 격려하고, 지지하고, 응원하고, 함께 기뻐할 시간조차 없다면, 삶의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조금 더 천천히 가면서 '엄지 척' 질문에 머무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혼자서만 답하기보다는 서로에게 잘하고 있다고, 아니면 자라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며칠 전 끄적인 시시한 시의 제목도 '엄지 척'입니다.  (시인박씨의 미숙한 시를 읽고 '엄지 척' 해주시거나, 댓글로 응원 남겨주시면 더 좋고요 ^_^;)


다섯 손가락 질문카드를 다섯 손가락 질문노트로 다시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2. 다섯 손가락 질문노트 1 _ 엄지 척


   '다섯손가락 질문카드'를 만들면서, '다섯손가락 질문노트'도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저는 일단 저의 질문노트에 이렇게 기록을 해 보았습니다. 특별히 잘하고 있는 것에는 하트 스티커도 붙여보고, 앞으로 더 잘하고 싶은 것에는 별표 스티커를 붙여보는 작업도 곁들여 진행하면서요.


질문노트는 질문카드와는 조금 다르게 질문을 세 가지로 나누어봤습니다.




엄지 척 질문 (1) What are you doing well?


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최근의 일상 속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공과 노력을 찾아 기록해보고, 인정/지지/긍정/격려/응원했으면 합니다. 잘하고 있는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잘하고 싶은 거라도 적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인정과 칭찬에 너무 엄격할 필요는 없겠지요. 제가 제 자신과 리더들에게 늘 하는 말이지만 '완벽주의의 함정'을 극복해야 성장하는 경험을 더 자주, 그리고 많이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하트 스티커를 붙여봤습니다.




엄지 척 질문 (2)  What are you growing?


자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두 번째 질문에는 최근에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는 것을 기록하거나, 발전하고 성장하고 싶은 것도 기록해봅니다. 남들이 보기에, 혹은 자신의 엄격한 기준에 비해 잘하지 못하면 어떻습니까? 꾸준히 해 나가다 보면 잘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그래서 두 번째 질문에는 일상의 어려움 속에서 자신이 성장하고 있는 작은 증거나 실마리라도 찾아서 기록해보셨으면 합니다. 작더라도 의미 있는 성장 경험에 주목할 때, 앞으로 성장해야 하는 방향도 명확해질 수 있으니깐요.

앞으로 더 '자라고 싶은' 항목에는 별표 스티커를 붙여봤지요.




엄지 척 질문 (3) Who would you like to ask this question?


엄지 척 질문으로 성장을 북돋아주고 싶은 이는 누구인가요?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며 ‘잘하고 있어, 자라고 있어’라는 말로 인정, 지지, 긍정, 격려, 응원이 필요한 이들을 떠올려보고 기록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분에게 질문노트를 가져가서, 함께 질문노트에 무엇을 기록했는지 공유하면서, 서로에게 ‘잘하고 있다’고, ‘자라고 있다’는 온기를 담은 대화를 나누시길 부탁드립니다.




 각 질문에 여덟 칸이나 채우는 걸 어려워하시더군요. 그래서 이번 질문노트는 지난번에 공유한 '진선미 주간 성찰노트'처럼 각 질문에 세 가지 답들만 끄적여도 좋도록 칸을 좀 줄여봤습니다.


앞으로 각 손가락 질문마다 제가 좋아하는 문장도 담아보려 합니다.


질문 오른쪽 칸에 '세 가지 답변' 정도는 끄적여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엄지 척 질문노트 PDF파일도 첨부합니다. A4 사이즈로 출력해서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모든 손가락 질문들보다 엄지손가락 질문을 자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 생텍쥐페리는 [야간비행]이라는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엄지 척 질문으로 스스로 또는 서로에게 작은 추진력이라도 힘을 더했으면 좋겠습니다.

2019. 9. 20.

질문디자인연구소 질문술사 박영준

이 글을 읽거나 공유해주신 분 모두에게 ‘엄지 척’을 보냅니다



(덧붙임)


14610


1. 오늘은 제가 지구별에 불시착한지 14610일이 되는 날입니다. 마흔이 된 기념으로 '다시 묻다'시집을 출간하려 했는데, 벌써 마흔 살 생일은 365일이 지났습니다. 만으로 40년을 꽉 채울 때까지 벗들에게 시집 한 권 선물하지 못해 송구합니다. 가능하면 올해 가을이 가기 전에 종이책으로 시인박씨의 시시한 시집을 보실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생일을 만들어요, 우리
2. 생일 축하해주신다고  많은 분들이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해주셨는데, 일일이 답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중 하루가 뭐가 특별하다고 의미를 부여하는지 지구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저는 아직 잘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하와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벗 한분이 축하 메시지와 함께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보내주셔서 손으로 옮겨 적어 봤습니다. 수녀님의 아름다운 시로 감사의 마음을 대신 전합니다.  
생일을 만들어요, 우리
( 이해인 )

무언가를 새로이 시작한 날
첫 꿈을 이룬 날
기도하는 마음으로 희망의 꽃삽을 든 날은
언제나 생일이지요

어둠에서 빛으로 건너간 날
절망에서 희망으로 거듭난 날
오해를 이해로 바꾼 날
미움을 용서로 바꾼 날
눈물 속에서도 다시 한번 사랑을 시작한 날은
언제나 생일이지요

아직 빛이 있는 동안에
우리 더 많은 생일을 만들어요
축하할 일을 많이 만들어요

기쁘게 더 기쁘게
가까이 더 가까이
서로를 바라보고 섬세하게 읽어주는
책이 되어요

마침내는 사랑 안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선물이 되어요
늘 새로운 시작이 되고
희망이 되어요, 서로에게....

https://brunch.co.kr/@ilwoncoach/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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