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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시작

쓴冊, 씀冊, 쓸冊

첫 책은 썼고, 두 번째 씀은 시집이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쓸 책은

by 삼봄
1. 너를 위한 책
: 첫 책은 너에게 닿기 위해 나를 죽이며 썼다. 그래서 그만큼 힘들었다. 다행스럽게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2. 나를 위한 책
: 두번째 책은 온전히 나를 위한 책이다. 쓰면서 나 자신이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 당분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책이 될 듯 하다.

3. 우리를 위한 책
: 세 번째 책은 질문으로 연결된 우리 모두를 위해 쓰고 싶다. 너무 큰 욕심일지 모르겠다. 조금 더 쉽고 유용하며 따뜻한 책이 되길 바란다.




너에게 닿기 위한 쓴 冊


너에게 닿기 위해

쓰고 또 쓰고

다시 쓰고 고쳐 쓴

달콤했다


너를 유혹하려 썼고

나를 죽이며 썼고

온갖 좋은 것들을

꾹꾹 눌러 담은

썼다

그래서 힘들었으나

다행히 너의 손길이

여전히 머물고 있고

나 대신 네 사랑을

맛봤다


달콤한 맛의 첫 책

詩, 나를 위로한 씀

나의 미숙함에 머물며

나의 외로움에 머물며

나의 가난함에 머물며

시시한 를 끄적였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나를 치유하는 을 배웠다

온전히 나를 위한 이었고

시집이라 불리는

이 되었다


부끄러운 이 시집은

내가 담겨있는 이고

네게 선물하고픈 이며

당분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으로 남을 듯하다


나를 위한 선물이 된 두 번째 책

우리를 위해 쓸 冊


너를 위한 도 있고

나를 위한 이 되었으니

세 번째


質問으로 연결된

우리를 위해 쓰고 싶다

너무 큰 욕심일까


첫 책이 質問에 관한 이라면

두 번째 책은 質問을 담은 이며

세 번째 책은 質問을 만들기 위한 이다


조금 더 쉽고

조금 더 만하여

조금 더 친절하고 따뜻한

쓰여지길 바란다.




2020. 2. 25. 질문술사 시인박씨

쓴 책을 돌아보고
씀을 다시 묻고
쓸 책을 품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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