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 쓰지 못했다. 시시한 하루였다.
오늘 하루
2020. 5. 8
질문술사 시인박씨
시가 없던 하루를 보내고 나서 끄적여두다
시 한 편 쓰지 못했다.
시시한 하루였다.
시를 못썼다고 시시한 하루라 끄적인 게 우습기도 하지만 의아하다. 시를 쓴다는 것이 내게 어떤 ‘의식 혹은 의례’과도 같은 일이 되어가는 것 같다. 시 한 편 쓰지 못하며 산다는 건, 하루 종일 잠들어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무의식적으로 규정하는 것일지도.
질문은 내가 선택한 기도의 방식이라고 끄적여 둔 적이 있다. 그렇다면 시는? 시가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담고 있지? 인지기능에 비하자면, 정서적인 기능이 꽤나 취약하다. 시를 쓰는 작업이 내 삶에 감정이라는 낯선 무언가와 조금씩 화해를 하게 해주고 있긴 하다.
나에겐 시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