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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시작

쓸모

시란 어디에 쓰는 걸까? 시인은 쓸모없는 존재일까?

by 삼봄
“시를 경험하는 것은 현실 너머를 보는 것이다. 물리적인 세계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찾는 것이며, 다른 삶과 다른 층위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세상을 경이롭게 여기는 것이며,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며, 가장 중요하게는 젊고 늙고,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 타인과 나누는 것이다.”

< 누가 시를 읽는가 > 프레드 사사키, 돈 셰어 저
시를 경험한다는 것?





쓸모


쓸데없는 일한다고 구박받고

쓸모없는 인간이 된 아픔 고통스럽네

쓸데가 없어 방치되고

쓸모가 없어 방황하네


무용한 것들을 사랑한다던

드라마 속 대사에 울컥 하는 건

쓸모 모를 시를 쓰는 시인의 마음


쓸데없는 인간이라 괴로워하는 건

쓰이고 픈 한량의 가난한 마음


내 숨결 담아 만든 모든 것들이

좋은 주인 만나 쓰였으면 하나

쓸모를 아직 찾지 못한 무용한 것도

가치가 없진 않다 하네



2020. 5. 9

질문술사 시인박씨

쓸모없는 시 한 편 끄적이고
<이끄는 질문>을 공부하는 리더들에게
리더에게 필요한
질문의 쓸모가 뭔지 물었던 하루였다.

시와 다르게 쓸데가 많은 인터뷰였다.
천천히 정리해서 리더를 위한 질문 수업에서
다시 나눌 예정이다.

시인은 쓸모가 없으나,
질문은 쓸모가 있다니
뭔가 울컥
기분이 나빠지려 그런다.
쓸모 (초고)
왜 시를 쓰는가?

질문을 만들고 나누고 함께 머무는 것이 저의 본업입니다. 그런데 본업과 크게 상관이 없는데, 쓸모없어 보이는 시는 왜 계속 끄적이는 것일까요? 실용적인 글이라면 독자들이든 고객에게든 도움이 될 터인데, 어디에 써먹을 수 없는 시를, 봐주는 이도 별로 없는 시시한 시를 계속 쓰는 이유가 뭘까, 시집을 낸 이후로도 계속 제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저는 제가 디자인한 질문이 리더들에게 의미있는 성찰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쉽게 놓치고 있는 것들, 컴패션과 공감을 바탕으로 일과 관계를 성숙시켜 나가는 것, 진정성과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 등등을 이끌어내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제가 질문에 그것들을 다시 꺼내어 보고 담아보게 돕고 싶어서 이 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를 쓰다보면..... 제가 가장 쉽게 놓치는 인간다움.... 머리 중심으로 살아가는 제게, 정서적인 연결에 취약한 제게, 가슴 철렁이는 어떤 울림 같은 것을 선물받곤 합니다. 아마 그러한 경험들이 제가 만들어가는 질문들에도 조금은 인간적인 무언가를 담아낼 수 있게하는 촉진제가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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