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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May 17. 2020

일하는 [보람]은 어디에 있습니까?

리더를 위한 질문수업 _ 동기부여 방법 vs 일하는 보람

이 글은 본인을 <리더>라고 자각하고, 이끄는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쓰여진 글입니다.



동기부여?

: 리더십의 오래된 주제 중 하나입니다.


  리더분들과 리더십 스터디를 조직해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리더십 스터디의 주제가 직원들의 <동기부여>였습니다. 많은 리더들은 동기부여에 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이 주제에 깊은 관심이 있어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에서부터, 에드워드 데시의 <자기결정성> 이론 등 기반 이론에 대한 학습을 꾸준히 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론을 아는 것과 실제로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이지요.


(예전에 이와 관련해서 기록해 둔 글이 하나 있으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https://brunch.co.kr/@ilwoncoach/16 )


  동기부여 방법을 고민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일에 몰입하지 못하는 구성원들이 꽤 많아서 고민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근과 채찍, 보상과 처벌이라는 오래된 방법론부터, 인정과 격려 등 피드백 방법론, 동기 이론에 기반해서 내재적 동기를 지원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리더들은 늘 목말라합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방법들을 찾아보고, 다른 분들의 노하우를 탐구하는 일을 해보지 않으신 리더는 별로 없을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타인의 동기를 이끌어내는 것에 깊은 관심을 가집니다.


왜 동기부여를 리더에게 요청하는 걸까요?




동기부여 방법 찾을 것인가,
   일하는 보람 물을 것인가?



이번 시간(글)의 핵심 단어는 [동기부여]가 아니라 일하는 [보람]으로 삼았습니다. 저는 늘 타인에게 어떤 기법을 통해서 동기부여를 받아야 하는지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타인이 부여해주는 동기가 정말 그 사람을 위한 것이 될 수 있을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적 동기, 자발적 동기란 말도 있지만, 동기란 말 대신에 구성원들이 무엇에 [보람]을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이끄는 질문은 보람, 더 구체적으로 [일의 보람]에 관한 것입니다.


동기부여방법론을 찾는 리더보다, 일하는 보람을 묻고 함께 대화나눠주는 리더가 더 그립곤 합니다.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없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먼저 묻고 있는가?


  여러분의 조직에 속하는 구성원, 즉 팀원들은 각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충분한 보람을 느끼고 있나요? 그 일을 하는 데 있어 자긍심을 느끼고 있나요? 만약 충분한 보람을 느끼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요? 무엇 때문에 일의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까?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 이전에, 일을 계속하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런 것들로부터 구성원들을 보호하는 것이 리더의 기본적인 책무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일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리더가 책임지기에 너무 어려운 과제입니다. 다만 일하고 싶은 마음을 꺾게 만드는 것이 조직 내부에 있다면, 이것을 바로잡는 일은 보다 중요한 과제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 팀원들을 둘러보면서, 조금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이가 있다면, 그를 동기부여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기 전에, 근심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봐야 하겠지요. 혹시 떠오르는 직원이 있나요? 동기부여 방법을 모르더라도, 리더로서 그분이 근심을 갖게 한 무거운 어떤 것을 먼저 찾고, 대신 없애줄 수는 없는 것이라도, 근심거리를 함께 나누거나,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자들이 위생 요인이라고 말하는 기초적인 생계비 수준 이상의 임금, 근무지의 안전성, 고용의 안정 등도 물론 중요합니다. 문제는 따박따박 봉급이 들어오는 것 만으로 일하는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일상의 많은 시간을 우리는 일터에서 보냅니다. 어쩌면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일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없다면, 이것만큼 슬픈 일은 없겠지요. 일이 힘든 것은 참을 수 있고, 봉급이 기대 수준만큼 오르지 않는 것도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지만,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없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면, 그 일을 지속적으로 오래 하기는 너무나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하는 보람을 어디서 느끼고 있는지,
우리 팀의 리더는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근심이 생겼을 때만 다가가서 이야기를 나누기 보다, 보람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하는 직원이 생겨야 이야기 나누기보다는, 평소에 일하는 보람에 대한 이야기가 팀 안에서 자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들 일하는 보람을 어디에서 느끼는지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고객이나 상사의 반응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평소 좋아하던 일을 이 직장에 와서야 비로소 할 수 있어서, 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끼는 친구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나는 리더들 중에서 많은 분들은 함께 하는 직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나, 팀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인 결과를 냈을 때 특히 보람을 느낀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이들과 동료가 되어서, 함께 일하는 것에서도 보람을 느끼는 이들도 있고, 후임 직원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는 직원도 있습니다. 성과평가에서 우수직원이 되거나, 보너스를 받을 때만 보람을 느끼는 구성원도 있습니다.


리더인 여러분의 이끄는 행위가 동료들의 보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다면, 팔로워들은 여러분의 리드에 자발적으로 혹은 적극적으로 동참하진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에서 팀원들이 보람을 느끼고 있나요? 최근에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일까요? 그 친구가 보람을 느끼는 일을 더 자주, 더 지원해 주기 위해 동료가 서로서로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중에서 리더가 지원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는 일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그래서 각자의 느낌, 특히 긍정적인 정서인 보람을 느끼는 순간에 대해서 조금 더 진지한 관심과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 실습 : 구성원들에게 일의 보람을 묻기 (팀 토의용 질문노트 노트 다운로드) 



이끄는 자, 리더로서 일하는 보람은 어디에 있는가?


  이끄는 일은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이끄는 일은 보람된 일입니다. 이렇게 보람을 말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래서 스스로에게도, 동료 리더들에게도 서로 물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할 때,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발생해야 보람을 느끼나요?


저도 종종 일하는 보람을 어디서 느끼는지 다시 묻곤 합니다


  저는 질문하는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질문만 했다고 보람을 느끼는 것은 아니지요. 제가 드렸던 질문들이 리더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느낄 때 특히 그렇습니다. 뜻깊은 성찰이 일어나고, 리더로서 살아가는 일을 더 잘하도록 도울 수 있을 때도 그렇습니다. 모르는 것을 알도록 도울 때, 못 했던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울 때, 자신이 정말 되고 싶었던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도울 때 저는 제가 코치로서 잘 살고 있구나 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주간 보람찬 일 성찰 기록  (질문술사 2020년 20주차 예시)


  저는 매주 한 주간을 돌아보면서 10가지 정도 보람을 느꼈던 일들을 다시 정리하는 일을 꾸준히 해 오고 있고, 또 다양한 리더들에게 이런 성찰을 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보람을 느꼈던 순간에 함께 머물며 더 자주, 정기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지금이라도 좋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 외에도 보람된 순간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다양한 답들을 끄적여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보람을 느낀 순간 (주간 성찰 노트 다운로드)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터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2020. 5. 17

질문디자인연구소 질문술사 박영준 소장

(보람에 관해 끄적인 시도 함께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시인으로 보람을 느끼긴 참 힘들답니다 : https://brunch.co.kr/@ilwoncoach/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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