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06. 삼봄씨가 춤을 춥니다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너희에게 다가와
함께 춤을 추자고 졸라댈 것이다.
그러면 나 그의 춤에 맞추어 노래를 하나 부르리라.
_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춤에 부친 노래’ 중에서...
프리드리히 니체
봄춤
가을 저녁 봄이 춤을 춥니다.
따스한 봄날 같은 조명 아래
어설픈 몸짓으로 온기를 받아들입니다.
가을 밤 봄이 춤을 춥니다.
별빛도 숨어버린 거믄 밤에
홀로 고독하게 그림자를 만납니다.
사랑스런 봄이 춤을 춥니다.
가장 소중했던 것이 깨진 가을날에
봄을 먼저 맞이하며 친구를 기다립니다.
2020.11.16
태어난 지 여섯째 날
스스로를 돌보기 위해 춤추기 시작한
벗을 다시 만나기 위해
저를 먼저 만나고 있습니다.
삼봄이 봄을 만나고 있습니다.
제 안의 봄을 일깨워야
벗 안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봄을 싹 틔울 수 있는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을 듯합니다.
벗을 만나서 저를 만날 수 있었고
벗과 멀어져서 봄를 만나고 있습니다.
고독을 벗 삼아 먼저 만나고 있습니다.
다시, 보고 싶은 친구를 위한
기쁘게 만나고 싶은 친구를 위한
좋은 선물을 챙겨두는 중입니다.
저를 위해 먼저 보내주신 선물을
설레는 맘으로 꺼내보는 중입니다.
외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중입니다.
가난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봄이 되어야 벗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슬픔과 기쁨이 함께 춤을 추고 있습니다.
기다려 주셔서 고맙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고
기다려 주실거라 믿게 됩니다.
#기다리는삼봄
#기다려주시는벗에게
너 아직 살아 있는가?
무슨 까닭으로? 무엇을 위해? 무엇으로써? 어디로? 어디에서? 어떻게? 아직 살아있다는 것,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아, 벗들이여.
내 속에서 그런 물음을 던지는 것, 그것은 저녁이다. 서글퍼하는 나를 용서하라!
저녁이 되었다. 용서하라. 저녁이 된 것을!
_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춤에 부친 노래’ 중에서...
프리드리히 니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