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07. 삼봄씨가 봄을 돌봅니다
삼봄씨는 삶을 다시, 새롭게 디자인해보고 있어요. 벗들과 함께 춤추며 놀 날을 기다립니다. 아직은 경계선을 넘은 후 고래뱃속에서 머물고 있어요. 여전히 봄을 일깨우고 있어요.
아직도 봄방학
_ 삼봄詩 _
삼봄씨로 다시 태어난 지 일주일,
잠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벗들은
월화수목금토일 중 어느 날에 머물러
여전히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삼봄씨는 어느 계절에
머물고 있는지 아직도 모른다.
어느 날에도 속해있지 않은 시간에 머물며
아직은 위태로운 봄을 돌보고 있다.
내 안에서부터 봄을 일깨우고
내 일상에서 봄을 가꾸는 시간
그래서
아직도 봄방학이다.
2020.11.17
태어난 지 일곱째 날
스스로를 더 잘 돌보기 위해
봄방학을 선언하고, 봄요일을 만든
삼봄이라 새이름 짓고 잠적해버린지 벌써 일주일이 되어갑니다. 저 혼자 다른 시간, 다른 공간,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듯하여 외롭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리 멀리 가 있지 않고, 늘 머물던 수락산 자락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모르겠어요. 시간을 확인하긴 하지만, 뭔가 의미를 갖고 다가오진 않습니다. 다만 처음에 이야기드린 것보다 더 오랜 시간 홀로 돌봄의 시간을 갖고 있어서, 기다리는 벗들에게 송구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 마음이 저를 빨리 밖으로 나오라고 재촉하며 부르는 듯합니다. 또 다른 마음은 아직 밖으로 나가지 말고, 좀 더 네 안에 너무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봄을 먼저 일깨우라고 채근합니다. 소란스러운 두 목소리를 잠시 쉬게 하면서, 가끔 이렇게 뜻 모를 시만 적어둡니다.
‘봄요일’이란 시를 써 봤습니다. 앞으로 저를 만나는 날이 그런 봄과 같은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에게 서로의 봄을 선물하기 위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날을 기다리며, 조금 더 돌봄의 시간에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봄요일
_ 삼봄詩 _
고되게 땀 흘려 일만 하던 여름도
아프고 처참하게 깨졌던 가을도
쓸쓸하게 홀로 버텨내던 겨울도
모두 사라지고 봄만 남았습니다.
월화수목금토일도 없이 살다가
친구도 만나지 못하고 쉬어가다
봄요일을 만듭니다.
봄요일에는 돌아봅니다.
봄요일에는 다시, 봅니다.
그리고 봄요일에는 저를 돌봅니다.
오늘도 봄요일입니다.
여기에 써둔 글을 직접 읽고 녹음 파일을 하나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긴 글이라, 여기에 글는 올려두지 않은 편지 하나 녹음파일로 공유해둡니다.
대략 20분 정도 되는 파일이라, 여유되실 때 천천히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