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봄친구

Day14. 배고픈 삼봄이 봄벗을 찾아가 밥을 얻어먹었습니다.

by 삼봄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존재가 친구다'

_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배가 고파서

아니 사람이 고파서

정말 바쁘고 힘겹게 사업하는 친구에게

염치없이 밥 좀 사달라고

문자를 보냈다.



잠시 후 답신이 왔다.

오늘 저녁때 보잔다.

얼굴 보니 좋더라.



봄벗

_ 삼봄詩 _



친구가 좋더라.
이야길 들어주더라.
밥도 사 주더라.



그리고
솔직히
그냥 좋더라.



당신이 친구라서

나를 조금은 더 좋아할 수 있게 되더라.

당신의 친구라서





2020.11.24

태어난 지 열나흘째 날

배가고파서

친구에게 밥을 얻어먹은

삼봄씨 이야기


봄벗 (초고)

함민복 시인의 긍정적인 밥과 밥 사주는 부자 친구 이야기를 팟빵에 담아봤습니다.

< 긍정적인 밥 > _ 함민복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_ 시집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봄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