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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May 01. 2021

아픈 봄날

아팠던 4월 봄날을 돌아보며 끄적여 둡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며, 추억과
욕망을 섞으며, 봄비로
생기 없는 뿌리를 깨운다.

_ T.S 엘리엇(1888~1965)의 장시 ‘황무지’ 중에서..
몸도 마음도 아팠던 4월 봄날을 돌아보며 끄적여 둡니다.


아픈 봄날



온 세상천지 꽃피는 봄이라지만

새싹 자라나는 봄날이라지만

허기를 참지 못하고 아무거나

상한 음식인 줄도 모르고 주어 먹다

아픔에 머물게 된 봄입니다.



새해 다짐한 것들 지켜내지 못해 아프고

사랑하는 그대에게 다가서지 못하니 아프고

조급한 마음 다스리지 못해서 아프고

제 초라한 삶이 부끄러워 아픈 봄날입니다.



ㄴㅐ 못난 아픔이 당신에게 전염될까 두려워

당신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홀로 쓸쓸히

방안에 박혀서 울다가 가난한 마음

아픔을 바라보다 지쳐 잠듭니다.



앓다가 깨어나 보니 여전히 봄날입니다.

아프고 나니 더욱 보고픈 날입니다.

당신을 만나지 못해 더 아픈가 봅니다.




2021. 5. 1.

며칠 아팠다가 몸과 맘을 추스르고 있는

삼봄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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