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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May 24. 2021

시인과 질문

나를 시인으로 살아가도록 허락하는 너는 과연 누구인가?

여기 있는 나는 여전히 질문술사인가, 아니면 시인 삼봄인가?



시인과 질문


처음 쓴 책

  질문디자인연구소를 열고, 질문술사라는 이름으로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코칭을 하고, 퍼실리테이션을 하며 많은 조직과 리더분들을 만나왔다. 브런치와 페이스북에 질문공부와 관련한 글을 많이 올려두었다. 말하자면 내 페북 친구들과 브런치 독자 대다수가 질문을 사랑하는 이들이다. 그러다 보니 질문에 관한 글을 올릴 때 상호작용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몇 년 전부터 시를 끄적이고 나누니 친구들과 교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고 느낀다.


글쓰는 아빠를 그려준 따님의 선물

http://podbbang.com/ch/1778522

  

나는 왜 시를 쓰고, 필사하고, 낭송하고 또 나누는 수고를 계속하는가? 여전히 질문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고 산다. 말하자면 코치가 주업이다. 그러나 본업은 시인이다. 주로 하는 일이 질문이라면, 내 존재의 뿌리는 시에 닿아 있다. 시를 멀리하면 내 존재는 메말라간다. 질문은 그저 나라고 하는 나무가 맺은 과실 중 하나다. 대게 사람들은 열매를 좋아하지, 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 질문에 인간다움이 조금이라도 묻어있다면 그건 내가 시를 읽고, 시를 쓰는 인간이라서 그렇다.

두 번째 책으로 뜬금없이 시집을 썼다.

  물론 대게 우리는 뿌리를 팔 수 없고, 탐스런 열매만 팔 수 있다. 뿌리를 팔겠다고, 80편의 시를 모아서 <다시, 묻다>란 첫 시집을 펴냈으나, 아마도 1쇄도 아직 팔리지 않았으리라. 첫 시집을 낸 이후로 다시 100여 편이 넘는 시를 끄적여두었지만,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긴 어렵더라. 손해를 본 출판사에도 미안하니, 내가 직접 출판사를 세워서 전자책으로라도 출간해야 할까 계속 고민하는 중이다.

시인 삼봄


  빠른 해답을 찾는 시대에, 근본적 질문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고마우나, 시를 나누고 즐기는 벗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속셈은 좀처럼 채워지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아직 내 시가 충분히 여물지 못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더 자주 시를 읽고 또 쓴다. 시시한 시를 끄적이며 벗을 기다린다.


첫째 따님이 그려준 질문술사


  

나를 시인으로 살아가도록 허락하는
너는 과연 누구인가?




2021. 5. 24.

질문술사로 알려진.......

주업은 리더십 코치이고

본업은 시시한 시를 쓰는

삼봄씨 이야기

그렇다면 시와 질문 둘 다를 사랑하면서 반짝이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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