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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Nov 24. 2023

ㄴㅐ 안에는 게으름뱅이가 산다.

#삼봄詩作 _ 세상의 모든 게으름뱅이들에게

||| ㄴㅐ 안에는 게으름뱅이가 산다.

_ 詩因 삼봄


지혜롭고 따스한 글을 좋아한다.

직접 ㄴㅐ 삶에서 건저 올린 경험과 사유를

기록하는 일에는 조금 게으르다.

책을 읽다가 밑줄을 긋고

좋은 글을 필사해 노트에 담아둔다.

ㄴㅐ가 쓴 글은 아니지만

ㄴㅐ 글이 된 것 같은 충만함이 올라오지만

국수를 먹은 것 마냥 금방 허기가 올라온다


고군분투한 경험으로 쓰여진 책을 좋아한다.

허나 ㄴㅐ 경험은 꺼내놓기 초라하고 부끄럽다.

깊게 성찰하고 기록하고 정리한다면

나눌 꺼리가 조금은 있겠지만

독자에 대한 절절한 사랑이 부족해서인지

작가보다 독자의 삶이 만족스러워서인지

오늘도 새로 나온 책들을 장바구니에

잔뜩 담아두고선 작가로서 ㄴㅏ를 잊어버렸다.


이 게으른 친구도 ㄴㅏ다.

언젠가 세 번째 책을 쓰긴 하겠지.

이 세상 모든 독자들은 언젠가 책을 낼

게으른 예비 작가들이겠지.


세상의 모든 게으름뱅이들이여.

오늘도 복 받을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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