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봄詩作 ||| 여전히 갈망(Hunger)한다.
새로운 달,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우리들은 새로움과 변화를 모색하곤 한다. 그러나 소망하는 것과 살아가는 것은 커다란 간극이 있다. 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은 쉽고, 새로움을 구현하는 것은 관성을 극복하는 불편함과 저항을 넘어서야 하기에, 새로운 나를 만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올해와 똑같은 2024년을 살고 싶은가?
수년간 똑같은 삶을 반복적으로 산다는 것은 변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모독일지도 모른다. 변치 않게 지켜내는 것들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안주하고 권태로워지는 것에 대한 경계를 하자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똑같은 시간에 잠에 들고, 매일매일 밥을 먹고, 어제와 같은 직장으로 오늘도 출퇴근해야 하더라도,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에겐 늘 새로움이 필요하다.
최소한 삶을 마주하는 마음과 태도만이라도 새로워져야 하지 않을까? 철학자 니체처럼 다시 묻는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무한히 반복해 살아도 후회 없겠는가?
‘자신의 운명을
그 자체로 충만하다고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수행이다.’
_ 고미숙
요즘 다시 공부하고 있는 교류분석(TA)의 근본철학은 다음 세 문장이라고 한다.
1. I’m OK, You’re OK.
2. Everyone can think.
3. Change is possible.
내 입으로 선언하고 약속한 바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는, 내 비루한 삶과 실천에 대해서도 “오케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오늘도 삼봄씨는 수행 중이다.
나 아닌 것에서 나를 찾는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에 대한 탐욕보다는
각각으로 나누어 보기보다는
새로운 깨달음에 대한 탐욕이 아닌,
_ 삼봄詩作 <여전히 갈망한다>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는 ‘지금의 나와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의 나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나와 다른 내가 되기 위해 애썼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 요즘에도 종종 그런 노력을 기울이곤 한다. 허나 ‘지금 이 순간의 내가 어떤 자아 상태‘인지도 분별하지 못할 때가 많다는 사실을 부끄러이 고백한다. 내 삶의 가치, 추동, 미해결 된 욕구, 삶의 방향성, 성격적 특질, 강점과 재능, 내 삶의 소명과 목적 등등, 삼봄씨도 여타 벗들처럼 나에 대한 관심과 탐구의 시간에 꽤 많은 투자를 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사실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일방적 탐구보다
’나와 함께 있는 너와의 만남‘을 통해
나를 보다 선명히 알아갈 수 있다.
나 자신과 연결될 수 있는 순간을
선물해 준 모든 벗들에 대한 고마움을
기록해두고 싶은 새벽이다.
2023.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