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봄詩作 231214 ||| 나무 옆에선 겨울밤도 봄이다
나무야
봄은 오고 있다
너를 올려다본다
내 나이 일흔 여섯이다
이제 생각하니
나는 작고 못났다
그런데다가
성질도 못됐다
나무야
근데 내가 인자
어찌하면 좋을까
_ 김용택 < 나무에게 >
봄은 아직 멀리 있는가?
아니다 아니다
그런 게 아니다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속에 있는 것이란다
곁에 있어 봄이란다
겨울나무 속에도
봄은 숨어 있고
겨울밤의 허기에도
봄의 기운 남아있다
봄인 척하는 삶을 그만두고
봄으로 살겠다 선언한 지
삼봄으로 살겠다 말한 지
돌보며 살겠다 약속한 지
1129일 밤이 지났지만
여전히 겨울밤이다
다행히 봄의 따스함 품고 있는
온기 가득한 그대들과 추억 있고
어둔 밤에도 별을 바라보며
봄이 올 때까지 함께 기다려주는
이제는 더 이상 별 볼 일 없어도
볼품없는 벗의 곁에 머물며
그저 바라보고 지켜보고 응원해 주는
나무 같고 숲과도 같은
그대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내 깜빡했음을 용서해 다오
_ 삼봄詩作
< 나무 옆에선 겨울밤도 봄이다 >
지난밤은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했다를
길게 늘여 쓰면 이렇게 된다.